“유 사장 자수개입 심증”/검찰 중간수사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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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암장범들과 대질신문키로/생계보장·진술등 사전논의/모임내용 유씨 모를리 없어/미국으로 출국한 세모부사장 동생이 “열쇠”
【대전=특별취재반】 오대양사건을 수사중인 대전지검은 8일 중간수사결과를 발표,살해암장범들의 자수배후에 (주)세모 유병언 사장등 세모 및 구원파 고위간부들이 개입했다는 심증을 굳히고 금명간 유사장을 대전 교도소로부터 불러 자수범들과의 대질신문등을 통해 자수과정의 개입여부를 캐기로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살해암장범들의 자수동기가 단순한 「양심의 가책」이 아닌 살해암장 공범들이 다수이기 때문에 탄로날 가능성이 높아 불안해진 김도현씨(38)등 암장범들이 세모측에 먼저 자수를 제의,세모측과 구원파 관계자들이 이재문씨(43)를 내세워 자수후 생계지원방안,자수방법·시기,자수후 진술내용등을 서로 논의하는등 자수를 조종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관계기사 20면>
검찰에 따르면 김씨등 자수자들은 지난해 3월 이씨의 소개로 세모 해외개발부장 윤병덕,구원파 교회간부 손영수(41),최숙희(35·여·잡지사 기자),박은자(38)씨 등 6명과 최근까지 10여차례 모임을 갖고 자수방법·사후 생계보장·자수시기 등에 대해 논의해왔다는 것이다.
검찰은 자수모임에 참석했던 손영수씨가 구원파 삼각지교회 사무국 부장이며 (주)세모 손영록 부사장의 친동생으로 유사장 구속 다음날인 8월2일 미국으로 출국한 점을 중시,손씨가 자수모임의 경위 및 내용을 알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특히 유사장이 『세모의 윤부장을 잘 모르며 자수했을 경우 파장이 엄청날텐데 왜 자수를 시켰겠느냐고 자신의 개입사실을 부인하고 있으며 윤씨도 내선에서 자수가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세모의 의사결정 및 1인 집중적 경영방식에 비추어 볼 때 유사장등 간부들이 몰랐을 리 없다고 보고 (주)세모의 자수모임 개입이 오대양 집단변사사건과 관련이 있는지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김씨등의 자수의사를 안 세모측과 구원파가 세모와 오대양의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는 기회로 판단,자수동기를 단순한 양심의 가책으로 진술하는 대신 사후생계보장을 약속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현재 당사자들이 유사장등의 자수개입 사실을 부인하고 있으나 세모의 인적구성 및 유사장의 경영스타일로 볼때 유사장 모르게 하부에서 집단자수계획이 추진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더욱이 사채모집 수법에서 드러났듯이 문제가 생기면 하부간부만 책임을 지는 세모식 문제해결방식이 이번 집단자수에도 그대로 적용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재문씨에게 살해암장범들의 변호사비용 1천6백만원을 빌려준 김계숙씨(42·여)를 불러 조사했으나 김씨는 『같은 구원파신도로서 돈을 빌려준 것이지 세모에서 나온 것은 아니다』고 진술하고 있어 김·이씨를 대질신문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살해암장구속자 7명의 구속기간이 이날 만료됨에 따라 이들을 대전지법에 구속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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