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중국 이전 안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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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반도체가 라인 증설이 무산된 경기도 이천 대신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 공장 부지매입 작업을 벌이고 있다.

우의제 하이닉스 사장은 6일 서울 대치동 사옥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공장의 중국 이전설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이닉스의 주력 생산시설은 연구 개발기능과 함께 국내 사업장에 있어야 하며 중국을 포함한 해외 공장은 보조 생산기지로 활용한다는 기존 계획에 아무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부지를 50년 무상 제공하는 등 투자유치 노력을 벌인다는 보도에 대해 그는 "당장 추가 공장을 지을 계획이 없다. 기존 중국 우시 공장의 장비를 보완해 생산능력을 키우겠다는 계획은 있다"고 설명했다. 우시공장은 ST마이크로와 합작 운영해 생산능력을 늘린다 해도 국내 라인을 대체하는 등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우 사장이 긴급 기자간담회를 자청한 것은 하이닉스 공장 증설 문제가 이천 본사의 중국 이전 소문으로까지 확대되는 등 혼선이 빚어진 때문이다. 이 회사는 1분기 중 이천에 새 300㎜ 웨이퍼 라인 착공을 희망했지만 정부 허가가 나지 않자 충북 청주를 비롯한 비수도권 지역에서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이천에 순차적으로 세 라인을 보탤 방침이었으나 환경 규제로 무산되자 지난달 말 첫 라인을 청주에 짓는 대신 두번째.세번째 라인을 이천에 짓는 방안을 정부에 제시했다. 수정안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우 사장은 "이번 일의 줄거리는 하이닉스가 이천을 희망했다가 여러 제도적 난관으로 이천 공장 증설을 보류하고 규제가 덜한 비수도권 지역에 일단 공장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데 지자체와 정치권의 관심이 너무 과열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제1공장은 일단 환경 등 규제가 없는 비수도권 부지를 매입하겠지만 2공장부터는 언젠가 이천에 증설하겠다는 희망에는 변함이 없다"고 종전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새 라인 건설이 석달 정도 지연되겠지만 내년 상반기 가동은 가능할 것"이라며 "새 라인과 기존 국내외 라인의 생산능력을 확대해 시장 수요에 대응하면서 추가 공장 건설 시기와 장소를 물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다음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용퇴 의사를 밝힌 우 사장은 공장 증설 갈등의 와중에 퇴임 압력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 추측에 몹시 섭섭하고 모멸감마저 느낀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압력을 받았다면) 이 나이에 뭐가 무서워 입을 다물겠나"며 "사외이사를 포함해 6년간 몸담는 동안 정상화된 회사가 제2 도약과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훌륭한 후임을 찾을 때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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