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희망땐 좌석 나란히 배정/눈에 보이게 달라지는 모습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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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국기게양·차번호판·외교관자격 달라져
한국이 유엔에 가입하게 되면 유엔주재 한국대표부에 눈에 보이는 많은 변화가 있게 된다. 북한대표부도 마찬가지다.
○…우선 한국은 유엔총회에서는 물론이고 안보·경제·사회 등 각종위원회와 소위원회·특별위원회 등에 나가 발언할 권한과 투표권이 주어진다.
유엔에서 연중 열리는 각종 회의는 2백40여회여서 유엔대표부의 대폭적인 인원확대가 불가피하다.
한국의 유엔대표부 직원들은 대사를 포함,정식외교관 대우를 받게 되어 외교관의 면책특권과 물품구입시 면세특혜,차량의 외교관 번호판 이용 등이 가능해진다.
지금까지 한국대표부 직원들은 편법으로 주미대사관이나 뉴욕총영사관 소속으로 등록,제한적이며 편의적인 외교관활동을 해야했다.
공식유엔외교관 자격을 얻게 됨에 따라 한국대표부 직원들의 유엔출입증도 하늘색(업저버)에서 붉은 색으로 바뀌고 이들의 차량번호도 Consul(영사관소속 영사)에서 외교관을 뜻하는 D로 바뀐다.
북한대표부직원들의 차량번호는 방문객을 뜻하는 G에서 역시 D로 바뀐다.
○…유엔가입의 가장 상징적 변화는 우리의 태극기가 유엔 본부 앞마당에 매일 아침저녁 다른 1백60여개 회원국 국기들과 함께 게양되고 내려진다는 점이다.
유엔사무국은 9월17일 총회에서 한국의 유엔가입 절차가 끝나면 곧바로 태극기를 게양할 수 있도록 준비중이다.
○…유엔총회에서 남북한대표들의 자리는 지금까지 회의장 양옆 각국 대표석을 향하고 있는 업저버자리에서 총회장 정면을 바라보는 대표자리로 옮기게 된다.
각국대표의 자리는 유엔관례상 알파벳순서로 배치되어 이 원칙에 따르며 한국과 북한은 ROK와 DPRK라는 영문 국명때문에 서로 떨어진 자리를 배정받게 된다.
그러나 남북한이 합의할 경우 KOREA North·KOREA South란 이름으로 남북한이 나란히 좌석을 배정받을 수도 있다.
과거 동·서독이 동시가입했을때 두 독일은 유엔사무국에 요청,서로 옆자리에 앉았다.
한국대표부는 남북한이 이같이 나란히 앉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북한의 입장은 알려지고 있지 않다.<유엔본부=박준형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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