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만 어린이들 위 축소 수술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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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미국에서 식욕 억제가 힘든 비만 어린이의 체중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는 방법의 하나로 위를 절제해 축소하는 수술이 확산하는 추세다.

AP통신은 미 식품의약국(FDA)이 2004년 비만 어린이의 위 절제술을 처음 허가했으며, 현재 네 곳의 병원에서 시술이 이뤄지고 있다고 5일 보도했다. 해당 병원은 신시내티 어린이병원, 뉴욕대(NYU) 병원, 일리노이대 시카고 병원, 뉴욕 모건스탠리 어린이병원으로 수술비는 2만5000달러(약 2300만원) 정도다.

NYU 병원은 소아수술저널(JPS) 2월호에 '위를 절제한 비만 어린이.청소년의 체중 감소 효과가 탁월하다'는 내용의 논문을 실었다.

13~17세 남녀 53명에게 위 절제 수술을 한 결과 일부 부작용이 있었으나 18개월 사이에 정상을 넘어선 체중의 절반이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뉴욕 롱아일랜드 세인트 제임스에 사는 크리스털 카스프로위츠(17.여)는 수술을 받은 뒤 몸무게가 113㎏에서 68㎏으로 줄었다. 이전에는 당뇨 증세가 있었으나 위 절제 뒤에는 사라졌다.

고도 비만이라고 해서 바로 위 절제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6개월간 다양한 체중 감량 프로그램에 참가해 보고, 그래도 별 효과가 없을 때만 받을 수 있다.

위 절제술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의학계에는 있다. UC버클리의 조앤 이케다(영양학) 교수는 "위를 절제한 비만 어린이에게 장기적으로 어떤 부작용이 생길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관련 연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절제보다 위를 묶거나 위 속에 풍선을 넣은 뒤 부풀리는 대체 시술이 발달하고 있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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