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 대형주가 움직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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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종합주가지수가 모처럼 오르고 있다.
누구나 그날의 시황을 알아보려면 일단 종합주가지수부터 본다.
지난주부터의 주가상승은 「지수주가」와 「체감주가」가 일치하고 있지만 다른 통계와 마찬가지로 주가도 「지수」와 「체감」이 서로 엇갈릴 때가 많다.
대형주를 중심으로 이번 주가상승의 시동이 걸렸던 지난 6월하순만해도 종합주가지수만으로 시황을 판단할 수는 없었다.
6월24일은 하락종목수가 3백65개로 상승종목 2백34개보다 1백개 이상 많았다.
그런데도 종합주가지수는 2·48포인트 올랐다. 반대로 상승주식수가 더 많은데도 주가지수는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같은 현상은 종합주가지수가 어떻게 산출되는지를 살펴보면 의문이 풀린다.
현행 종합주가지수는 시가 총액식으로 산출된다. 시가총액이란 각 종목의 주가와 발행주식수를 곱한 것을 모두 합친 것이다. 따라서 발행주식수가 많은 대형 종목일수록 시가총액, 나아가 종합주가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마련이다.
상장된 주식종목수가 A(1백주) B(2백주) C(1천주) 3개뿐이라고 가정해 보자. A주식이 1백원, B주식이 2백원씩 떨어지고 C주식은 1백원 오른 경우 시가총액은 5만원 늘어나고(10만원-1만원-4만원) 그만큼 종합지수의 상승으로 나타난다.
결국 시가 총액시 지수산출은 발행주식수가 많은 종목이 주가지수를 좌우한다는 결함을 안고 있다.
은행당 발행주식수가 1억3천만주에 이르는 5대 시은을 비롯한 은행주의 물량비중이 전체상장주식(49조8천3백85만주)의 20%에 달하기 때문에 주가지수는 금융주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국민주로 보급된 한전 한종목의 비중도 12%(6억8백33만주)나 되며 대우그룹 계열사의 상장주식만도 5·2%에 달해 특정주식 또는 특정그룹의 호·악재에 따라서도 주가지수는 출렁거린다는 지적을 낳는다.
이같은 결점에도 불구하고 시가 총액식 주가지수는 상장주식전체의 등락을 모두 반영하는 것이므로 전반적인 시황을 대변한다는 장점이 있다.
뉴욕이나 동경등 선진국증시도 증권거래소당국이 발표하는 주가지수는 이같은 시가 총액 식이다.
그러나 세계증시의 오르내림을 대표한다는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지수나 동경증시의 닛케이지수는 산출방법이 전혀 다르다.
다우존스지수는 다우존스사가 산출, 자회사인 월스트리트저널지를 통해 발표하는 것으로 거래소당국이 발표하는 종합주가지수(NYSE) 보다 더 큰 권위를 누리고 있다.
다우지수는 각 업종을 대표하는 30개 종목을 선정, 발행주식수는 고려하지 않고 그날 그날의 가격등락폭만을 반영한다.
다시 말해 30개 주식의 그날 상승폭은 더하고 하락 폭은 뺀 것을 30으로 나누어 산출하는 것이다. 예컨대 30개 종목 중 10개가 2달러씩 오르고 20개가 4달러씩 떨어진 경우 그날 다우존스지수는 2달러 하락하는 것이다.
동경의 닛케이지수는 일본경제신문이 발표하고 있는데 산출종목수(2백25개)가 다를 뿐 다우존스지수와 똑같은 방식으로 계산돼 나온다.
다우식 주가지수는 일부 종목만을 대상으로 삼고 발행주식수가 고려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엄밀히 말해 시가총액식 지수보다 불완전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욕·동경증시에서 이같은 다우식 지수가 통용되고 있는 것은 다우존스나 닛케이지수가 거래소당국이 발표하는 지수보다 훨씬 오래돼 투자자들에게 그만큼 친숙해 있다는 것과 시가총액식에 비해 단순한 산출방식이지만 그날 그날의 시황을 무리 없이 반영하고 있다고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런던증시의 FT30지수는 파이낸셜타임(FT)지가 대표주식 30개를 선정, 시가총액식으로 낸다는 점에서 양자의 중간적 성격을 띤다.
홍콩의 항생지수는 항생은행이 33개 종목만을 시가총액식으로, 대만의 가권지수는 거래소 측이 은행과 보험을 제외한 전 종목을 대상으로 시가총액식으로 각각 산출하고 있다. <심상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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