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 교포 아내와의 갈등 담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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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TV드라마부문에서 한국과 일본의 제작협력이 활기를 띠고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KBS의 제작지원을 받아 NHK가 올 가을 방송을 목표로 제작중인 TV드라마 『가자, 내 마음이여 금빛날개를 타고』가 최근 국내촬영을 마쳤다.
앞으로 일본에서의 촬영을 남겨놓은 이 드라마의 제작은 양사간에 맺은 방송협력관계에 따른 것으로 양국간의 본격적인 TV드라마 교류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다큐멘터리·보도·오락물에서 인력지원 등 제작협조가 간헐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나 드라마분야에서의 본격적인 제작협조는 지난80년 MBC-TV가 일본 요미우리TV와 동시제작·방송의 합작드라마를 시도했던 『여인들의 천국』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양국간에 문학협정이 체결돼 있지 않아 이 드라마의 국내방송은 이뤄지지 못했고 이번에 NHK가 만드는 TV드라마도 당분간 국내에서 방송되긴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우리 것을 제대로 알린다는 측면과 TV교류의 화합차원에서 의미를 갖고 있다는게 국내제작진의 설명이다.
일본인 작가 다케야마 히로시가 극본을 쓰고 KBS의 정영철PD와 NHK의 고바야시 다케시PD가 연출을 맡은 드라마 『가자…』는 일제36년의 굴욕속에서 어쩔 수 없이 생겨난 제일동포와 일본인·한국인사이의 미움과 갈등을 그리고 있다.
지난 6월30일부터 7월13일까지 만남의 광장·전철역 등지의 국내촬영에 참여한 인원은 KBS측에서 15명, NHK측에서 13명.
1백20분짜리 특집인 이 드라마는 탤런트 김기섭이 남자주인공으로, 일본인 탤런트 아키요시 구미코가 여주인공으로 나오며 홍승일·김복기·문미봉·곽정희·조양자 등 중견연기자들이 등장한다.
일본인에게 할아버지가 살해됐다는 사실을 안 뒤 일본인에 대한 증오로 가득 찬 주인공과 제일교포인 그의 아내(아키요시 구미코분)사이에 벌어지는, 사랑과 갈등이 이 드라마의 줄거리.
한국인·제일교포·일본인사이의 숙명적인 갈등과 해소과정이 화면에 담긴다.
한편 KBS는 일본의 민간방송인 N-TV의 국내제작을 돕기도 했다.
KBS측에서 이달 중순께 고증과 함께 단역탤런트들을 출연시킨 이 드라마는 『사랑과 슬픔의 사할린』으로 N-TV의 8·15특집극으로 방송될 예정이다.
일제시대 때 징용으로 끌려간 한국인의 비참한 생을 주제로 하며 한국판 『게오르규 25시 이를 연상시키고 있어 눈길을 끌고있다. <김기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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