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FA컵 뛰면 신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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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프로축구 K-리그 최하위 대전 시티즌은 그해 FA(축구협회)컵 전국축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2002년에도 K-리그에서 단 1승에 그친 꼴찌팀 대전은 FA컵에서는 승승장구, 4강에 진출했다.

2003년에도 역시 대전은 FA컵에서 강했다. 대전은 24일 고양 종합경기장에서 벌어진 16강전에서 올 시즌 K-리그 우승팀이자 FA컵 '우승 0순위' 성남 일화를 5-1로 대파했다. 수훈갑은 2골.2도움을 기록한 알리송이었다. 알리송은 전반 12분 성남 진영 왼쪽 사이드라인을 파고들다 골문으로 쇄도하는 임영주의 발에 '넣기 좋게' 땅볼 크로스를 밀어 선제골을 만들었다. 31분 김종현의 추가골이 터졌고, 알리송은 45분 미드필드에서부터 단독 드리블한 뒤 골을 넣어 3-0을 만들었다.

"더 먹지 말아야되는데"라던 차경복 성남 감독의 말이 무색하게 대전은 후반 교체 투입된 이관우가 후반 8분 알리송의 스루패스를 받아 네번째 골을, 15분에는 반대로 이관우의 크로스를 받은 알리송이 다이빙 헤딩슛으로 다섯번째 골을 만들어냈다.

올 시즌 K-리그 최하위 부천 SK와 K2-리그(실업) 챔피언 국민은행의 맞대결에서는 부천이 다보의 골든골로 2-1로 승리, 겨우 프로의 체면을 살렸다.

정규리그 부진을 FA컵에서 씻겠다는 부천의 각오는 전반 17분 최정민이 반칙으로 퇴장당한 데 이어 후반 8분 국민은행 이호성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물 건너' 가는 듯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후반 17분 안승인마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해 9명이 싸워야 했다. 그러나 프로는 프로였다. 후반 30분 이원식의 동점골로 간신히 살아난 부천은 연장 전반 2분 이원식의 크로스를 다보가 극적인 골든골로 연결, 최악의 한해를 모면했다. 전북 현대는 32강전에서 안양 LG를 꺾어 기세를 올렸던 고려대를 3-1로 일축했으며, 경찰청도 수원 삼성을 물리친 경희대를 5-2로 대파하고 8강에 합류했다.

고양=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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