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해외 부동산 펀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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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해외펀드 열풍이 주식에서 부동산으로 옮겨가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가 주춤하고 해외 주식형 펀드의 거품 우려가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해외 부동산 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것이다.

최근에는 기존 리츠.재간접펀드 투자에서 벗어나 국내 자산운용사가 해외 부동산에 직접투자하는 상품이 등장하는 등 상품 유형도 다양해지고 있다. 더욱이 이달부터 해외 운용사가 현지에서 만든 역외 부동산펀드의 국내 판매도 허용키로 함에 따라 해외 부동산 펀드 투자 열기는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꾸준한 안정적 수익 장점=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해외 부동산펀드는 '찬밥' 신세나 다름없었다. 국내 증시는 물론 해외 증시가 워낙 좋다 보니 부동산 펀드에 눈을 돌릴 필요가 없었던 탓이다. 그러나 최근 국내 및 해외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 저하로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해외 부동산펀드가 대안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지난달 31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초 7645억 원이던 해외 부동산 펀드의 수탁액은 올해 초 1조6522억 원, 지난달 30일 현재 2조5197억 원으로 급격히 불어났다. 올해 1월에만 하루 평균 300억 원에 가까운 자금이 몰린 셈이다.

투자 수익률도 짭짤하다. '삼성J-REITs종류형재간접 1_B'이 6개월만에 33.41%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해외 부동산 펀드의 6개월 수익률은 대부분 20%를 넘었다. 지난해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연 1.04% 인점을 감안하면 돋보이는 성적표다.

한국펀드평가 김휘곤 팀장은 "기대수익률은 낮지만 가격 변동성이 낮기 때문에 보수적 성향의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펀드"이라고 설명했다.

?'올인' 투자는 금물= 지금까지 나온 해외 부동산펀드는 부동산 관련 기업에 투자하거나 리츠 상품을 편입시킨 상품이 전부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국내 운용사가 해외 부동산에 투자해 얻은 수익을 돌려주는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래에셋이 2일까지 판매하는 '미래에셋맵스 아시아퍼시픽 부동산공모 1호 투자회사'는 미국.중국.인도 등의 부동산을 매입해 임대 수익과 시세차익을 노린다. 출시 보름 만에 벌써 2600억 원이 팔려나갔다. 한국투신운용도 베트남.캄보디아 등의 부동산에 직접 투자하는 공모형 부동산 펀드를 곧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부동산 펀드도 실적 배당상품인 만큼 원금 손실을 볼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 주택경기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다, 3~4년 동안 세계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또 투자대상이 유가증권이 아닌 부동산이기 때문에 해외펀드에 주어지는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한다. 제로인 최상길 상무는 "과거 수익률이 좋다고 해서 해외 부동산 펀드에 올인 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위험분산 차원에서 다른 펀드와 함께 투자하는 것이 좋고 환 위험에도 미리 대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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