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리모델링] 서울 옥수동 25평서 강남 35~40평대로 넓히고 싶은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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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Q : 서울 옥수동에 25평형 아파트가 있고, 신내동의 38평형 전세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앞으로 강남권의 35~40평형 아파트를 장만하고 싶습니다. 맞벌이 부부라 수입이 적은 편은 아니지만 지금 가진 재산을 제대로 꾸려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A : 공기업에 과장으로 근무하는 황씨(37세)는 두 자녀를 둔 결혼 8년차의 가장이다. 아내와 맞벌이를 하면서 몇 년 전엔 서울 옥수동에 25평형 아파트도 마련했다. 비교적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지만, 강남권의 35~40평형대 아파트를 마련하길 원하고 있다며 목표를 위해 어떤 재테크 전략이 필요한지 물어왔다.

#강남 30평형대 구입은 당분간 미뤄야

재테크 측면에서만 본다면 강남권의 넓은 아파트를 사려는 황씨네의 계획은 좋은 생각이다. 2002년 이전까지 30평형대 초반 이하 중소형 아파트의 가격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하지만 이후론 국내 아파트 시장이 크게 변했다. 중대형 평형의 강세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평형이 클수록 집값 상승률과 상승폭이 모두 커진다. 투자 목적을 고려한다면 20평형대보다 30평형대 이상이 유리하다.

하지만 강남권에서 35~40평형대를 구입하기에는 아파트값이 너무 올랐다. 강남권은 평당 3000만원을 넘어섰다. 웬만한 중소형 아파트라 해도 상당한 자금이 필요하다. 황씨네가 원하는 조건을 갖춰 평당 2500만원만으로 가정해도 35평형 구입에 약 9억원은 필요하다.

황씨네의 전체 자산은 부채를 제외하고 5억원 정도. 희망하는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선 최소 4억원 정도를 빌려야 한다. 강남권 아파트는 장기전망이 밝더라도 현재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지속적으로 올라 7% 선에 육박하고 있다. 매월 대출 이자로만 230만원 정도를 감당해야 한다. 더구나 최근엔 규제가 강화돼 강남지역 아파트 구입을 위한 대출도 쉽지 않다. 당분간 강남권 아파트 구입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겠다.

#집 있는 사람, 청약저축은 쓸모없어

황씨네는 300만원짜리 청약저축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미 집이 있는 상황에서 청약저축은 더 이상 활용가치가 없다. 하반기에 도입될 부양가족 수 등에 따라 가점을 부여해 당첨자를 뽑는 청약가점제에 따라 청약환경도 전체적으로 바뀐다. 25.7평형 이하의 국민주택 규모 이하의 경우는 무주택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황씨네는 중대형 평형을 청약할 수 있는 600만원 이상의 청약예금으로 바꿔야 한다. 이 경우 현재 청약저축 통장을 증액하고 1년 뒤 해당 평형을 청약할 수 있으므로, 통장의 활용 가능 시기를 앞당기려면 가급적 빨리 변경하는 것이 좋다.

#세제 혜택 상품 효과 극대화해야

황씨네는 세제 혜택이 있는 금융상품들을 이용해 다양한 투자를 하고 있다. 하지만 몇 가지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

우선 연금저축은 가입액의 100%, 1년간 300만원까지 소득공제가 된다. 따라서 매달 25만원까지는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남편의 납입액 중 8만원을 줄이고 부인의 납입액은 10만원 늘려 급여 생활자인 부인도 소득공제를 최대한 받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매달 2만원씩 납입액이 늘어나지만, 부인의 소득공제로 인한 절세효과가 납입액 이상이 된다. 세금을 덜 낸 금액으로 저축을 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장기주택마련 저축은 가입금액의 40%, 연간 최대 300만원까지 소득공제된다. 단 소득공제 혜택은 세대주에게만 해당된다. 황씨네처럼 세대를 합친 경우 부인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없다. 또 이 상품은 세제 측면에서는 매우 유리하지만 수익률 면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 강남으로 집을 옮기기 위해 더 많은 자금을 모아야 한다면, 납입액을 줄이는 것이 좋다. 남편의 납입액 중 35만원을 줄여 매월 65만원을 납입하고, 부인이 납입하는 60만원은 중단할 것을 권한다.

#부인의 보장성 보험을 강화하고 연금보험을 증액하라

황씨네는 젊은 시절에 보장성 보험에 가입해 보다 적은 납입금액으로 보장을 적절히 받고 있는 좋은 경우다. 현재 가계수입 대비 보장성 보험료의 지출은 3.75%로 매우 효율적이다.

다소 아쉬운 점은 부인의 종신보험 가입 당시 질병.수술.입원 등의 특약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건강보험에 가입하고 있지만 보장 정도가 충분하지 않다. 여성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건강보험에 암 특약과 여성질병 특약이 충실한 건강 관련 보험에 가입할 것을 권한다.

황씨네의 현금 흐름상태는 매우 좋다. 특히 저축 및 투자 부분의 지출 비중이 크다는 것도 괜찮다. 다만 노후 문제와 관련한 연금보험 준비가 충분하지 않다는 게 아쉬운 점이다. 연금보험을 늘릴 것을 추천한다.

정리=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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