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현지 교민은 "특히 1974년 쿠데타로 공산정권이 들어선 뒤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박해하면서 코리안 빌리지 주민 숫자는 확 줄었다"고 말했다. 시련이 계속되면서 주민들의 생활 여건은 더욱 나빠졌다. 현재 살고 있는 1000여 가구 중 참전용사와 그 후손들은 100가구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 외곽 ‘코리안 빌리지’에 세워진 ‘히브레트 피레’ 초등학교. 교문 오른쪽에 태극기가 보인다. 이 학교는 지난해 4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지원으로 세워졌다.
물리 교사인 프레우 제리훌(28)은 "교실이 늘면서 학급당 학생 수가 70명에서 40명으로 준 데다 다른 학교엔 없는 컴퓨터와 실험실이 있어 다른 지역의 우수한 학생들까지 몰려오는 명문으로 발돋움했다"고 자랑했다. 그는 "과거엔 마을을 빠져나가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이 학교에서 자식들을 공부시키기 위해 이사 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아디스아바바 남정호 특파원
◆에티오피아의 한국전 참전=16개 참전국 중 하나다. 당시 셀라시에 황제는 근위대 병력을 차출해 보냈다. 6037명의 군인이 세 차례에 걸쳐 파병돼 536명이 부상하고 121명이 사망했다. 처절했던 폭찹힐 전투(1953년)에도 참가했다. 한국전 참전용사회 간부 레테르가조 아베베(79)는 "당시 에티오피아군은 16개 참전국 중 유일하게 포로가 한 명도 없을 정도로 용감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