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인적교류안 북한에 제의/정치(지난주의 뉴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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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한,“총리회담 재개” 유엔가입 신청/국회 한반도 핵문제 정면거론해 관심
남북한 관계가 다시 새 흐름의 초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국회가 열렸다.
정부가 보다 신축적인 자세로 대북정책을 발전시키고 국회 역시 한반도의 핵문제 등에 정공법으로 파고드는 열의를 보인 것은 주목할 점이었다. 북한도 8일 유엔가입 신청서를 낸데 이어 8개월간이나 중단시켰던 남북 총리회담의 재개를 제의하는등 남북한 관계를 새로운 상황으로 이끌고 있다.
○국토종단 행진등 포함
○…노태우 대통령은 북미 순방외교를 마치면서 지난 6일 밴쿠버에서 남북의 인적교류를 확대하는 방안을 세우도록 지시했다.
노대통령은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통일문제 학술토론회·남북 국토종단순례 행사 등을 수용하고 대학생의 방북단 구성등 새로운 방안도 제시했다. 이것은 이른바 범민련등이 8·15 행사용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한 대항적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새 제의는 남북한의 좌파세력이 연대해 벌이고 있는 사업을 정부차원에서 발전적으로 수용했다는 평가다. 따라서 그것이 꼭 이번 8·15 행사에서 실현되지 않더라도 앞으로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진다.
노대통령은 12일 평통자문위 5기 출범회의에서 이 지침을 밝혔고 이를 구체화한 안을 오는 15일 최호중 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이 대북제의로 발표한다. 남북 국토종단 순례행사는 ▲대학생 각 1천명과 문화예술인 등이 8·15 경축행사를 판문점에서 공동으로 갖고 ▲서울­부산­한라산 및 평양­신의주­백두산을 순례한후 30일 판문점에서 해단식을 갖되 ▲그 주관은 남북 당국과 민간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단체가 한다는 것 등이다. 전대협도 한 구성원으로서는 가능하지만 단체의 대표로서는 불가능하다는게 정부측 입장이다.
남북 학생의 상호 방문은 대학책임자가 대학별로 방북단을 구성,인솔을 책임진다면 허용하고 북측도 원한다면 우리측의 어느곳도 안내한다는 것이다. 이 제의는 이제까지 나온 방안중 가장 새로운 것이다.
그러나 이들 제안이 실효성을 갖자면 정부측의 국회 답변에서도 드러났듯 북측의 호응이 관건이다.
북측도 8일 유엔가입안을 우리보다 먼저 유엔에 제출한데 이어 11일 연형묵 총리의 전화통지문을 통해 남북 고위급회담을 오는 8월27일 평양에서 재개하자고 제의,남북은 8개월만에 다시 공식적인 창구를 가동하게됐다.
노대통령이 평통자문회의에서 밝힌 실효성있는 불가침선언 및 휴전체제의 평화체제로의 전환이 우리의 기본입장이다.
○정부도 성의있게 수용
○…9일부터 12일까지 4일간 진행된 국회본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가장 관심을 끈 것은 한반도 핵문제를 정면으로 부각시켰다는 점이다.
안보상의 민감한 문제여서 지금까지 변죽만 울렸던 핵문제에 대해 ▲여야가 모두 정부측과는 달리 한국에 전술핵이 배치되어 있음을 기정사실화해 논의했고 ▲북의 핵개발을 막기위해 남한내 핵철거가 바람직하며 ▲아울러 주한미군도 같은 맥락에서 철수돼야 한다는 등의 논리가 거침없이 제기됐다.
그러나 정부가 혁신적 논의를 알레르기적 반응없이 성의있게 수용했다는 점은 정책의 본질적 변화여부와 상관없이 평가받을만 했다는 지적이다. 변화는 조그만 움직임에서 비롯되는 것이어서 앞으로 정부입장을 예의 지켜봄직 하다.
○잇따른 양김 퇴진론 파문
○…여야 각 정파는 광역선거의 충격에서 제각기 벗어나려는 여러 움직임을 보였다. 민자당내의 민주계는 「92년 2월 후보지명,4월 총선거」안을 흘려 김영삼 대표의 차기후보 정지작업을 꾀했고 민정계 중진들은 일단 그에 제동을 거는 방향에서 「단결」을 도모하는 모습을 보이려 했다.
신민당도 야권 통합파인 정치발전연구회의 계보모임을 인정했고 민주당도 주류·비주류간의 싸움을 봉합한채 야권통합기구를 발족시켜 신민·민주 양당이 모두 내부단속에 주력했다.
그런 와중에 민정계 정동성·이상회 의원이 9,10일 연이어 본회의에서 두 김씨 퇴진론을 제기해 잔잔한 파문을 야기했다.
이런 여야 내부의 암중모색과 움직임이 오는 16일 노대통령·김대중 신민당총재간의 여야 영수회담에서 어떤 형태의 가닥으로 나타날지 매우 주목되고 있다.<이수근 정치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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