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7연승 '역시 황제' 선두 3명 제치고 역전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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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가 최장인 613야드 9번홀(파5)에서 8m 짜리 이글퍼팅을 성공시킨 뒤 특유의 ‘주먹 날리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대회 4라운드 동안 이 홀에서 이글을 한 선수는 우즈가 유일하다. [샌디에이고 AP=연합뉴스]

상대를 주눅 들게 하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맹위가 새해 초에도 여전하다.

이른바 '우즈 효과'를 앞세운 우즈가 2007년 시즌 첫 대회인 PGA(미국프로골프협회) 뷰익인비테이셔널에서 경쟁 선수들을 압박하며 역전 우승했다. 지난해 브리티시오픈부터 출전한 일곱 차례 PGA 투어에서 모두 우승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우즈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인근 라호야의 토리파인즈골프장 남코스(파72, 7607야드)에서 열린 최종 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쳐 4라운드 합계 15언더파로 정상에 올랐다.

우즈는 이번 우승으로 '절대 깨지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바이런 넬슨(미국)의 PGA 투어 최다연승기록(11연승)에 4승 차이로 다가섰다.

오는 7월 출산을 앞둔 엘린 우즈가 남편 타이거 우즈의 플레이 모습을 보기 위해 그린 주변 계단 위로 올라가고 있다. [샌디에이고 AP=연합뉴스]

우즈는 이날 공동선두 3명에게 2타 뒤진 공동 4위로 라운드에 나섰다. 그러나 우즈의 추격에 불안을 느낀 선두권 선수들이 제풀에 주저앉는 바람에 어렵지 않게 승수를 쌓았다. 통산 55승째.

우즈는 2번(파4), 4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내면서 앤드루 버클(호주), 브랜트 스니데커, 케빈 서덜랜드(이상 미국) 등 3명의 공동선두를 따라잡았다. 9번 홀(파5)에서는 8m짜리 이글 퍼트를 집어넣어 상대를 '공포'에 몰아넣었다. 이번 대회에서 613야드짜리 9번 홀에서 이글을 잡아낸 선수는 우즈뿐이다.

우즈에게 덜미를 잡힌 이들 3명 가운데 스니데커와 서덜랜드는 일찌감치 선두에서 밀려났다. 버클만이 앞조의 '우즈'를 연호하는 갤러리들의 환호에도 불구하고 침착하게 경기를 해나갔다. 10번 홀까지 4타를 줄여 중간합계 15언더파로 여전히 우즈에게 2타 앞선 단독선두였다. 그러나 버클은 12번 홀(파4)부터 흔들렸다.

우즈의 13번 홀(파5) 버디를 알리는 갤러리들의 환호를 들은 버클은 12번 홀에서 더블보기로 무너졌다. 버클은 15~17번 홀까지 3개 홀 연속 보기로 선두 경쟁에서 탈락했다.

13번 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려 가볍게 버디를 뽑아내며 1타 차 단독선두로 올라선 우즈는 17번 홀(파4)에서 그림 같은 버디를 잡아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같은 조의 찰스 하웰 3세(미국)가 4언더파를 치며 우즈에 2타 뒤진 2위에 올랐다. 1~3라운드 내내 선두를 지켰던 '루키' 스니데커는 1언더파로 최종 라운드를 마쳐 3위(12언더파)로 내려앉았고, 이븐파를 친 버클은 4위(11언더파)가 됐다. 우즈는 "스윙이 갈수록 좋아져 기쁘다"고 말했다.

2년 만에 PGA 투어 무대를 다시 밟은 위창수는 합계 9언더파 공동 9위에 올라 시즌 첫 번째이자 생애 두 번째 '톱10'에 들었다.

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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