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예술론' 담은 박이문 선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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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철학과 문학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두 분야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독특한 이력의 원로 철학자 박이문(73) 전 포항공대 교수의 '선집(選集)'이 민음사에서 나왔다.

이미 30여권의 주목할 만한 저서를 낸 바 있는 박교수이기에 그가 글을 써온 역사를 분야별로 한눈에 살펴보고 싶었던 독자들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문학론'을 다룬 제1권 '문학과 언어의 꿈'과 '예술론'을 다룬 제2권 '이카루스의 날개와 예술'이 이번에 먼저 출간됐고, 앞으로 '철학''사회평론'과 '시집'등에 걸쳐 박교수가 평생 여기저기에 써온 글을 선별해 계속 펴낼 예정이다.

박교수는 문학과 철학 분야에 걸쳐 두 개의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다. 서울대에서 불문학 석사를 취득한 뒤, 프랑스로 유학해 소르본대에서 불문학 박사학위(1964년)를 받았다. 그리고 30대 후반에 다시 미국으로 유학, 전공을 철학으로 바꿔 서캘리포니아대학에서 철학으로 박사학위(70년)를 또 받았다.

"70년부터 미국 시몬스 대학에 재직하며 40년 이상을 줄곧 철학에 파묻혀 살아왔다"고 밝힌 박교수는 그럼에도 "예술 특히 문학은 나의 마음에서 한번도 떠나지 않고 그 속 깊이 고향처럼 남아 있다"고 고백한다.

10대 초반 소년시절부터 시.소설 창작의 꿈을 간직해 온 그의 글에서 철학과 문학의 냄새가 교차하는 이유는 그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시몬스대에서 20년 넘게 재직한 그는 91년부터 포항공대에서 철학을 가르치다 2000년에 정년 퇴임했다.

현재는 시몬스대 명예교수와 연세대 특별 초빙교수로 재직하면서 여전히 연구와 저술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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