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기업순익 작년대비 28.6% 급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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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기업 실적이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3분기까지 국내 상장기업들의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6% 가량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증권거래소가 17일 밝혔다.

특히 제조업은 내수위축과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확산, 미국경기의 회복 지연 등으로 순이익이 전년보다 10% 줄었다. 제조업체들은 지난해엔 3분기동안 1천원어치의 물건을 팔아 88원을 남겼지만, 올해는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87원을 버는데 그쳤다.

거래소에 따르면 5백19개 상장사(12월 결산)는 3분기까지의 누적 순이익이 전년보다 28% 줄어든 18조7천억원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19% 감소한 26조7천5백억원이었다. 매출액도 1.7% 감소한 3백47조원에 머물렀다.

제조업은 자동차, 조선, 철강 등 일부 업종이 선전했지만 반도체 수익이 감소하고 정보기술(IT) 부문의 회복이 지연되면서 순이익이 10.9% 줄어든 20조1천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역시 2.8% 감소한 3백10조원이었다.

금융업은 여수신 금리가 하락한 것과 함께 가계 대출과 신용카드 부실 증가에 따른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으면서 수익성이 나빠져 지난해 흑자에서 올해는 1조3천8백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다만 매출은 전년보다 8.5% 증가한 36조6천5백억원을 기록했다.

상장사 전체 이익의 절반을 차지하는 10대 그룹의 순이익은 16% 감소한 9조6천2백억원을 기록했고, 매출도 10.8% 줄어든 1백35조1천억원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그룹별로는 한화가 흑자전환했고, 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금호그룹의 순이익이 증가했다. 삼성그룹은 매출이 27% 감소한 50조원이었고, 순이익은 29% 줄어든 4조6천억원이었다.

그러나 상장기업들의 실적은 전분기보다는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5백16개사의 올 3분기(7~9월) 순이익은 2분기(4~6월)보다 3.9% 증가한 6조4천8백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도 순이익은 3.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코스닥에 등록된 7백9개사들은 올 1분기~3분기까지의 순이익이 전년보다 37% 줄어든 1조5천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30% 감소했고, 매출도 1.4% 줄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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