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책갈피] 여론 무시하니 미국 부시 대통령이 외면을 당하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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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여론조사
프랭크 뉴포트 지음, 정기남 옮김
휴먼비즈니스, 384쪽, 2만5000원

지은이는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 여론조사기관 갤럽의 편집장이다. 여론조사란 무엇인지, 왜 필요한지, 어떻게 하는 것인지 등을 설명한 이 책에서 당연히 여론조사 옹호론을 편다.

그는 "일반인들이 공유하는 지식에서 위대한 식견을 발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여기 바탕해 "개인 각자의 경험과 지식을 합친 총량은 진리의 근원이며 그것은 소수의 경험과 지식에서 나온 대안보다 더 심오하다"는 주장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더불어 "사회가 발전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려면 사람들의 견해를 가능한 한 자주, 체계적으로 반영하여 결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여론조사가 민주국가에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수시로 대중의 의견을 평가하여 지속적으로 국정에 참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인 71%는 "미국이 잘못된 길을 걷고 있다"고 믿는다는 조사가 최근 언론에 보도됐다. 이 책에 따르면, 정책과 민의가 따로 노는 것이 예고되었던 현상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미 2000년 대통령 선거 당시 "나에게 어떻게 생각하라고 말하는 여론조사는 필요가 없다. 재선에 성공한다면 대중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국정을 수행하지는 않을 것"이라 밝혔으니 말이다.

올해는 대통령 선거의 해다. 쏟아질 여론조사의 옥석을 가리기 위해서라도 한 번쯤 읽어볼 만한 하다. 여론보다 역사의 평가를 믿는다는 오만한 정치인들이 되새겨 볼 내용은 수두룩하다. 어쨌든 전문가가 아니라면 여론조사 기법을 설명한 7, 8장은 건너뛰어도 무방하다.

김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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