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도 가정과목 이수해야"-소보원, 소비자교육 강화 위한 토론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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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임시위주의 교육에 가려 형식에 그치고 있는 학교 소비자교육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현재 여고생만 선택하게 되어있는 가정과목을 소비자부분을 강화하여 남녀공동 이수과목으로 해야한다는 방안이 제시됐다.
또 현행 교과서 중 사회·가정·생활경제 등에 부분적으로 실려있는 소비자부분을 보강해 비중을 높이는 방법과 현행 「정치·경제」과목을 분리해 역시 소비자보호부분이 강화된 경제를 독립선택과목으로 하는 것 등의 강화방안도 제시됐다.
이같은 제안들은 한국소비자보호원(원장 박필수)이 교육부의 제6차 교육과정개편에 대비해 26일 마련한 학교소비자교육 강화를 위한 토론회에서 나왔다.
서울대 이기춘 교수(소비자아동학과)는 주제발표를 통해 『학교에서의 소비자교육이 실효를 거두려면 목표와 내용 수립 못지 않게 교과서 편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학교 소비자교육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중학교이상 올라가면 소비자교육부분이 가장 많이 수록된 가정과목을 여학생들만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금년부터 경제·사회의 환경변화에 맞게 학교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제6차 교과서 개편작업에 들어가 오는 95학년도부터 개편된 교과서를 사용할 계획으로 있다.
이날 토론자로 나온 대한YWCA연합회 김은경 부장은 소비자운동에 앞장서온 전문인력이 교과서 개편 작업에 많이 참여하여 소비자들의 현장 경험을 많이 반영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덕여고 유동순 교사는 앞으로의 소비자교육은 체계적 이론과 운동에 기초해 실제생활에 적용되는 교육이라는 확신을 심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교사는 이어 지금까지의 소비자교육은 진정한 주권의식이 아니라 권위의식이 지나치게 강조된 권리개념으로 비쳐지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밖에도 중·고교 교사들 중 소비자 교육전공자가 거의 없는 것과 대학에서도 2개 대학 외에는 소비자관련학과가 설치되어 있지 않는 점이 어두운 면으로 지적됐다. <석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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