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회 「우현 고유섭 미술상」받은 문화재연구소 장경호 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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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공직에 있으면서 접하게된 자료를 근거로 책을 냈을 뿐인데 생각 밖의 평가를 받게된 것 같습니다.』
26일 제11회 「우현 미술상」을 수상한 장경호 문화재관리국 문화재연구소장(55)은 자신의 작업이 학문적 평가를 받게된 것이 과분하다는 표정이다.
우현 미술상은 우리 나라최초의 미술사가이자 박물관장(개성 박물관)이었던 우현 고유섭 선생(1905∼1944)의 학문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79년 제정됐다.
장 소장은 백제사찰 및 건축자료 등을 망라한 국내 첫 전문서적인 『백제사찰건축』을 저술한 공로로 이 상을 수상했다.
이 책에서 장 소장은 가장 백제적인 양식으로 지어졌다는 미륵사를 유구 등을 토대로 도면으로 복원했다.
이 같은 작업은 문화재관리국이 76, 80년 경주 황룡사지와 미륵사지를 본격 발굴하면서 그 면모가 대략 밝혀지자 백제·신라의 대표적 두 사찰건축양식을 비교하면서 각기의 특성을 밝혀내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백제전통사찰양식을 밝혀내기 위해 백제의 아비지가 창립한 황룡사 9층 목탑,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안동 봉정사 극락전, 예산 수덕사 대웅전, 일본 법륭사 금당, 부여 청동소탑 등 국내외 백제관련 사찰·탑 등에 대해 10여 년간 연구, 그 결정체인 이 책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책 속에는 미륵사의 평면배치가 기하학적인 균제법에 따라 건립됐다는 사실 등 미륵사 관련 논문 외에 지금까지 백제사지로 조사·발굴·연구된 모든 자료와 문헌 등이 집대성되어있어 백제건축 연구의 결정판이 되고 있다.
고 건축학계, 특히 백제건축분야에서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는 장 소장은 이번 수상을 계기로 백제사찰연구에 더 한층 정진, 찬란한 백제문화의 실체를 구명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61년 문화재관리국 전신인 구황실 재산 사무총국 건축기원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장 소장은 75년 문화재연구소 발족 당시 학예연구관으로 전직한 뒤 87년부터 소장직을 맡고있다.
한양대건축과 출신으로 재직 중 홍익대에서 건축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학구파다. <김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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