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고지 오르기엔 벅찼지만…코리아, 한마음 팀웍 심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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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포르투(포르투갈)=임병태 특파원】분단 46년만에 처음으로 구성되어 세계무대에 도전했던 청소년축구 코리아 팀은 힘겹게 예선을 통과, 비록 8강에 그쳤지만 단일 팀이 구성될 경우 세계정상 도전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충분히 입증, 남북 스포츠교류에 촉진제가 됐다.
이미 탁구가 그 가능성을 입증한 바 있지만 팀웍을 특히 중요시하는 축구에서도 약간의 문제점이 노출되기는 했으나 남북이 똘똘 뭉쳐 훌륭히 대회를 치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지난 2월 남북체육회담을 통해 단일 팀 구성에 합의하고 두 차례의 평가전(서울·평양) 을 거쳐 5월12일 코리아 팀이 탄생했을 때만 해도 너무도 다른 체제와 환경에서 오는 이질감과 합동훈련기간의 짧음, 불리한 조편성 등으로 예선통과마저 불투명한 실정이었다.
그러나 장충식 단장·이명성 부단장 등 임원들 및 안세욱 감독·남대식 코치를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한 달 여의 짧은 기간에도 불구, 전술적인 측면과 전력 면에서는 다소 성숙하지 못했지만 정신력·투지를 앞세운 단단한 팀웍을 구축함으로써 축구 사상 처음 아르헨티나를 꺾고 8강에 올라 돌풍을 일으켰다.
장 단장은 8강에서 탈락한 후 이번 대회를 평가하는 자리에서 『처음에는 서로가 서먹서먹한 분위기였던 남북 임원과 선수들도 한 달 여간의 동고동락을 통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지고 화합할 수 있었으며 이 같은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남북단일 팀이 모든 종목에서도 충분히 구성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 큰 성과였다』고 말했다.
이명성 부단장(북측) 『비록 8강 전에서 브라질에 참패를 당하긴 했지만 우리선수들은 7천만 겨레의 성원과 통일에 대한 염원을 안고 훌륭하게 잘 싸웠다』면서 『남과 북이 하나가 되어 팀을 구성하면 전력이 강화된다는 사실이 이번 대회를 통해 확인되어 앞으로 축구는 물론 모든 종목에서 유일팀이 구성된다면 조선민족의 우수성과 용맹을 세계에 과시할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코리아 팀의 전력이 세계축구의 양대 산맥인 유럽이나 남미의 벽을 뚫고 나가기에는 아직까지 역부족인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긴 하지만 아쉬웠던 점은 코칭스태프간의 의견 차로 그나마 전력을 극대화하지 못한 것으로 앞으로 단일 팀이 유의해야 할 점이다.
선수기용에 관한 한 안세욱 감독이 전권을 갖고 있었지만 예선을 통해 극히 부진한 일부선수들의 교체를 남 코치가 수 차례나 건의했으나 남북간의 선수수의 안배 때문(?)인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음으로써 다소간의 잡음이 흘러 나왔음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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