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잡는 너트 새총' 사용 제작자 잡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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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경찰이 '볼트.너트 새총'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청 보안국은 지난 9일 민주노총 주도로 열린 '전태일 정신 계승 전국 노동자대회' 등 최근 시위에서 사용된 새총의 제작.반입 경위와 사용자를 면밀히 추적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심각한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새총을 경찰에게 겨눈 것을 공권력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간주, 보안수사대 요원 등을 통해 철저히 수사하라고 최근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좌경 세력이 조직적으로 새총을 제작.유포했거나 사용을 부추겼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보안국은 이에 따라 시위 당시 경찰이 증거수집용으로 촬영한 사진.비디오테이프와 TV방송 화면을 입수해 정밀 판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시위 참가자가 새총을 쏘는 모습이 여러 건 포착됐으며, 다양한 분석 기법을 동원해 신원파악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시위 당시 특정 단위노조의 시위대 주머니에서 너트 등 금속 물질이 자주 목격된 점을 중시, 이 노조가 새총 사용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는지도 확인하기로 했다. 경찰은 새총을 유포하거나 사용한 경우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엄중히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새총은 지난 9일 시위 때 서울 광화문에서 많이 사용됐으며, 지난 6일 전북 전주시 노동자대회에도 등장했었다. 경찰이 시위 현장에서 수거한 새총은 10~15cm 길이로 금속을 가공해 만들어 매우 견고하다. 경찰 실험에서 이 새총으로 쏜 너트는 1cm 두께의 종이를 관통했다.

한편 민주노총 측은 "우리는 새총을 쏘는 노동자를 본 적이 없다. 일부 시위 참가자가 사용했다 하더라도 극소수였을 것"이라며 "경찰이 과도하게 이 문제를 부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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