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가스프롬 홍보 미국 회사에 맡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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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옛 소련 형제국들과 잇따른 '에너지 전쟁'을 치른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이 미국 홍보회사에 거액을 주고 이미지 홍보를 의뢰했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에서 에너지 분쟁으로 실추된 자사의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서다.

가스프롬의 수출전담 자회사인 '가스프롬 엑스포르트'는 미국계 유명 홍보회사인 PBN과 3년 계약을 체결하는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가 최근 보도했다. 3년간 계약금액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가스프롬은 올 한 해에만 2007년 전체 홍보 예산의 8%에 해당하는 1100만 달러(약 100억원)를 PBN에 지급할 예정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1990년부터 모스크바에 지사를 두고 있는 PBN은 마이크로소프트.코카콜라.BP 등 다국적 기업의 홍보를 맡고 있다. 러시아의 가스 생산 및 수출을 독점하고 있는 가스프롬은 PBN에 신뢰할 수 있는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강조해 줄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에너지 무기화 정책'과 긴밀히 연관된 가스프롬의 부정적 이미지를 씻어내려는 노력이다. 가스프롬의 광고비는 지난해 7월 상트페테르부르크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를 앞두고 크렘린(대통령 행정실)이 러시아의 국가 이미지 제고를 위해 지출한 홍보비 1500만 달러에 육박하는 액수다.

유철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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