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부시 고위직엔 여성 외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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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부시 미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들보다 대통령 임명직에 여성을 많이 임명했다는 외형적 실적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미테랑 대통령의 여성총리 에디 크레송 임명 같은 대통령 측근이나 고위직 등에서는 여성들의 역할증대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부시대통령은 재직 2년간 1백85명의 여성을 공직에 임명해 같은 기간 전임 카터 대통령의 1백1명, 레이건 대통령의 1백5명에 비해 많은 여성을 공직에 기용했다.
이 같은 숫자는 대통령 임명직 수의 19.4%로 이제까지 대통령으론 제일 많은 여성을 고용한 것이라고는 하나 권력의 중심에 여성은 없다.
원인은 부시 대통령 성장 과정의 교육과 세대 의식의 영향 때문으로 실제로 그는 공직재직 중 중요 정책결정은 남성들과 논의하는데 익숙해 있다.
대통령비서실장 존 수누누와 함께 하는 핵심그룹은 대통령의 고위보좌관들인 에드워드 로저스, 앤드루 카드 2세와 예산국장 리처드 더먼 등 남성 일색이다.
현재 백악관에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고위참모 중 여성은 에디트 훌리데이 입법담당보좌관 1명뿐이다.
각료직에도 사정은 같아 14명의 각료 중 노동장관인 린 마틴만이 여성이다.
관심을 하위직으로 돌리면 백악관 2급 보좌관 20명중에는 여성이 7명으로 비교적 많지만 주로 공식섭외업무·인사·스케줄조정·재정관리 등 전통적으로 여성들이 해오던 개인비서역할이다.
이는『여성에게 국가안보·국방·핵 정책·복잡한 외교분야의 일은 적합하지 않다는 부시행정부의 대 여성의식 때문』이라고 여성으로 국무부 관리를 지내고 현재 미국 대외정책연구소인 애틀랜틱 카운슬 이사장인 리지웨이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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