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복싱 아주 정상권 발돋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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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중국복싱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며 아시아 정상권으로 부상하고 있다.
복싱부활 4년만인 90북경아시안게임에서 금1, 은5, 동메달 1개로 종합3위를 차지, 아시아 복싱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중국이 이제 잇단 외국 코치의 초빙과 국제대회 유치 등으로 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제패의 야심을 불태우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넉넉지 않은 재정에도 불구, 지난 3일부터 아시아의 복싱강국들인 한국·태국·몽골·파키스탄 등 8개국을 초청, 숙식비를 제공하며 서안에서 개최중인「백양배 국제복싱대회」가 바로 그 좋은 예.
중국은 지난87년 무한에서 소규모 국제대회를 치른 적이 있지만「백양배」처럼 9개국 81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대규모 단일 국제복싱대회를 열기는 이번이 처음.
이 대회에 참가중인 한국선수단이 전해온 바에 따르면 중국은 이번「백양배」를 94년 아시안게임에 대비, 신예들의 국제 경험 축적 호기로 판단, 무려 27명의 선수를 3개 팀으로 나눠 출전시켰다는 것이다.
27명의 선수 중엔 플라이급의 류강만이 북경대회에 출전했던 기성선수로 이외 26명은 모두 신예들.
중국은 현재 이들 신진주먹들의 기량을 다지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중량급의 전통적 강국인 몽골로부터 2명의 코치를 초빙, 맹훈련중이다.
한국팀의 유재준 감독은『북경대회 때 중국복서의 실력이 중학수준이었다면 현재는 대학실력으로 껑충 뛰어올랐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유 감독은 이번 대회 플라이급 1회전에서 북경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한국의 이창환(서울시청)이 중국의 류강에게 23-18로 판정패, 초반탈락의 수모를 겪은 것이 결코 홈 링의 텃세 탓만은 아니었다며 중국복싱의 빠른 성장에 우려를 표시했다.<유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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