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 만나 오륜 단일팀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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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국제체육계가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 출전할 남북한 단일팀 구성을 위해 치열한 막후로 비활동을 벌이고 있다.
후안 사마란치 IOC(국제올림픽위원회)위원장·주앙 아벨란제 FIFA(국제축구연맹)회장과 함께 국제체육계 라틴계 3대거물의 하나로 꼽히는 마리오바스케스 라냐(멕시코)ANOC(국가올림픽위원회 총연합회)회장은 최근 남북한 정상과 극비리에 만나 바르셀로나올림픽 단일팀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체육계 고위소식통은 라냐 회장이 자신의 자가용 비행기로 북경과 상해를 거쳐 평양에 들러 김일성 주석을 방문한 뒤 5일밤 부부동반으로 김포에 도착, 호텔신라에서 1박하고6일 낮 노태우 대통령과 만나 올림픽 단일팀 구성과 관련한 남북체육 현안과 북측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라냐 회장은 노 대통령과 회동, 오찬을 나누며 회담한 후 6일 오후 체육계고위 인사의 환송을 받으며 서울을 떠났다.
라냐 회장은 오는 7월께 재개될 남북체육회담에서 논의할 바르셀로나올림픽 단일팀 구성에 대한 남북정상의 입장을 확인했으며 단일팀 구성과 관련된 국제적 지원을 확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사마란치 IOC위원장은 최근 IOC를 방문한 박철언 체육청소년부장관에게 남북단일팀 구성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사 표시를 하는 등 국제 체육회가 올림픽 남북단일팀 구성에 대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이 같은 국제체육계의 노력은 현재 분단국가로서 유일하게 남은 남북한이 체육을 통해 통일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5월 일본에서 막을 내린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의 남북 단일팀 구성이 성공리에 끝나자 이에 자극 받은 국제체육계가 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을 통해 세계평화무드를 한층 고양시키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되고 있다.
라냐 회장은 서울 올림픽 이전인 지난 85년 서울에서 개최된 ANOC총회에서 서울올림픽 성공에 도움을 준 친한파 인사.
지난 79년 ANOC회장으로 선출된 후 가장 영향력 있는 국제체육계실세로 등장했으며 ANOC와 IOC가 대립적 관계에 있으나 사마란치와는 우호적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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