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생아 출산 6년 만에 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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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2000년 이후 해마다 줄어들던 서울의 신생아가 지난해 처음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18일 주민등록정보이용시스템(RIUS)을 토대로 집계한 '2006 서울의 인구 통계'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태어난 신생아는 9만4245명으로 2005년보다 1963명이 늘어났다. 2000년은 밀레니엄 베이비 출산 붐으로 신생아 수가 이상 급증했던 해였다. 이 때문에 2000년을 제외한다면 서울의 신생아 증가는 통계가 시작된 1993년 이후 감소 추세였다.

1993년 17만5760명으로 시작한 서울의 신생아는 96년 15만1695명으로 줄어들었고 2004년 9만8776명을 기록, 10만 명 선 밑으로 떨어졌다.

이 같은 집계는 행정자치부가 운영하는 RIUS에 따른 것으로 매년 8월 발표되는 통계청의 확정 통계는 아니다. 출생신고 시점을 기준으로 한 통계이기 때문에 신생아의 주소지와 정확한 출산일 등을 반영하면 변동이 생긴다.

하지만 서울시 통계분석팀 황재일 주임은 "산모들이 지방의 친정에서 아이를 낳고 출생신고한 뒤 뒤늦게 서울로 주소를 옮기는 경우가 있어 통계청 통계에서는 오히려 신생아 수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5년의 경우 신생아가 연초 서울시 통계에서는 9만1238명이었으나 통계청의 인구동태 보고서에서는 9만2282명으로 1000명 이상 늘어났다.

관심의 초점은 과연 지난해 이 같은 변화가 '신생아 감소 추세의 반전'으로 볼 수 있느냐다.

이에 대해 서울시 엄연숙 저출산대책반장은 "정부와 지자체들이 최근 잇따라 출산 장려 대책을 마련한 결과 젊은 부부들의 출산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출산 장려책들이 "아이 양육 비용이 전처럼 많이 들지는 않겠구나"라는 낙관적인 기대를 심어줬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에서는 2004년부터 셋째 아이에 한해 한 달 30만원가량의 보육료를 만 2세가 될 때까지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전액 지원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중구.용산구 등 6개 구청에서 둘째 또는 셋째 아이에게 5만~20만원의 출산 장려금을 지급한다. 또 정부는 2010년까지 모든 가정에 아이 수당을 지급할 계획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이삼식 저출산정책팀장은 "아직 전국적인 통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해의 신생아 증가는 서울뿐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신생아 증가의 이유로 쌍춘년에 따른 결혼 급증, 출산 홍보 등으로 인한 인식 개선 등을 꼽았다.

하지만 이 팀장은 "과연 출산 저점을 통과한 것인지 일시적인 변동에 불과한 것인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준봉 기자

◆주민등록정보이용시스템(RIUS)=행자부가 운영하는 시.군.구 주민등록 현황 전산망. 세대 구성, 주민등록번호, 주소 이전, 출생일 등 10여 개 항목의 통계가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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