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이 두려워" 교복값에 멍드는 가난한 아이들

중앙일보

입력

두 달 뒤면 중학교에 입학하는 미영이(13.여.가명)는 요새 한숨이 늘었다.

IMF 이후 연이은 사업 실패로 괴로워하던 아빠가 세상을 떠난 것은 지난해 5월.

뒤이어 엄마까지 집을 나간 뒤 두 살 터울 오빠와 단 둘이 사는 미영이에게 20만원이 훌쩍 넘는 교복값을 마련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막막하기는 상진이(16.가명) 엄마도 마찬가지다.

알콜 중독자 남편에게 생명의 위협을 느껴 두 아들을 데리고 무작정 도망친 게 벌써 11년 전이다.

오전 9시30분부터 자정까지 사회복지관과 음식점을 오가며 뼈 빠지게 일해도 한 달 월급은 고작 105만원. 두 아이를 먹여 살리기에는 빠듯한 액수다.

상진이의 고등학교 입학이 코 앞인데 입학 등록금은 커녕 교복값도 마련할 자신이 없다.

이렇듯 상급 학교 진학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해 아름다운재단이 나섰다.

아름다운재단(이사장 박상증)은 오는 2월15일까지 저소득층 예비 중고교생 교복 지원 모금 캠페인인 '교복선물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16일 밝혔다.

아름다운재단은 "20만원을 훌쩍 넘는 교복값 때문에 한숨짓는 예비 중고교생이 많다"며 "누리꾼 200명이 1000원씩 모금하면 예비 중고교생 1명의 교복값을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복값 모금에 참여하고 싶은 누리꾼들은 아름다운재단과 네이버가 공동 운영하는 기부포털사이트 해피빈(http://happybean.naver.com)을 방문하면 된다.

아름다운재단 윤정숙 상임이사는 "교복은 학창시절의 추억과 꿈, 고민이 모두 담긴 상징"이라며 "모두 함께 마음을 모은다면 어려운 여건의 예비 중고교생의 진학을 축하해주고 구김없는 새 교복의 설레임을 선물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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