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먹은 사람 청력 회복 달팽이관 삽입술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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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말을 배운 후 질병 등으로 귀가 먼 사람들에게 청력을 회복시켜주는 이른바 「달팽이관 이식수술」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이 수술법은 지난해 연세대 의대에서 성공을 거둔 후 서울대·전남대·가톨릭 의대 등으로 시술병원이 늘고 있다.
서울대 의대 김종선 교수(이비인후과)는 『귀의 신경이 집중적으로 분포돼 있는 내이에 병이 생길 경우 과거의 수술법이나 보청기로는 청력회복이 어려웠다』며 『달팽이관이식수술은 특히 질병으로 인해 소리를 전혀 들을 수 없게된 환자의 청력회복을 꾀할 수 있는 유망한 수술법』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 수술을 받을 수 있는 주대상으로 ▲양쪽 귀가 모두 청력을 손실했으나 청신경의 일부가 살아있고 ▲언어를 배운 뒤에 청각이 손실된 18세 이상의 성인 ▲정상지능을 소유하고 정신적으로 안정됐으며, 환자 본인이 청각회복을 절실히 바라는 등의 조건이 충족돼야한다고 말했다.
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우리 나라에는 5만여명의 고도 청각장애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며 이중 최소 10% 이상은 이 수술의 대상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달팽이관 이식수술의 핵심인 인공 내이는 외부의 소리를 전기신호로 바꾸는 장치와 이 전기신호를 청신경에 보내는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이 징치는 한번 삽입하면 반영구적이지만 수술결과는 환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김 교수는 『아무리 수술이 잘 돼도 정상인과 똑같이 소리를 들을 수 있지는 않다』며 『잘 되면 전화통화 할 수 있는 정도나 단순히 음만을 감지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수술결과는 또 수술 후 언어재활치료여부에도 좌우되는데 컴퓨터조절기와 언어치료사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처럼 수술결과가 다름에도 불구, 사전에 수술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 아직 마련돼 있지 않은 것은 이 수술의 큰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이 수술에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교수는 더 나은 수술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환자의 살아있는 청신경 상태를 양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의 개발과 청신경의 전기생리가 보다 명확히 구명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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