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공학 등서 비약적 성장"-북경방송 「북한기술발전」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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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북한은 지난3년 동안 과학기술발전 3개년 계획을 추진, 전자공학·생물학·열공학분야의 기술향상에 주력했으며 이들 분야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던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의 북경방송은 최근「조선에서는 과학기술을 대대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는 제하의 해설프로에서 북한의 정무원산하 국가과학기술위원회 김영동 과학기술발전종합계획국장의 말을 인용, 『과학기술발전 3개년 계획이 추진된 88년부터 90년까지 이룩한 성과가 지난 10년 동안의 성과를 초월했다』고 보도했다.
북경방송은 북한이 이 기간동안 ▲각급 과학기술연구단위에 기술혁신 과제를 배당 ▲과학기술요원들을 공장·기업소 등 생산현장에 파견, 기술혁신운동을 독려 ▲선진기술 도입을 위한 관련전문가들의 해외연수강화 등에 중점을 두었다고 전했다.
이 방송에 따르면 북한 과학기술발전3개년 계획의 구체적인 성과는 전자공학 부문에서 ▲대규모 집적회로(IC)에 대한 연구와 개발 ▲소형 전자계산기와 로봇 제작 ▲광섬유통신 연구 등이다.
이 방송은 특히 90년6월 평양에서 개최된 로봇전람회에 1천4백90여개의 로봇과 기계품, 6백여종의 전자자동화부속품들이 전시됐다고 전하고 이는 전자자동화부문에서의 성과를 반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생물학부문에서는 ▲경지면적 부족에 따른 가축사료난을 해결하기 위한 인공합성단백질과 해조류를 이용한 단백질 사료생산 ▲세포배양을 통한 새로운 채소품종 개발 등에서 성과를 이룩했으며 이를 위해 중국·폴란드·파키스탄 등과의 교류·협력도 활발히 전개했다는 것이다.
이밖에 열공학부문에서는 북한의 풍부한 석탄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무연탄의 열효율을 높이는데 주력, 저열탄(열량3천㎉)을 포함한 각종 연료를 이용할 수 있는 보일러를 제작하는데 성공해 연간10여만t의 석탄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한편 북경방송은 북한이 이 같은 과학기술연구 및 발전성과를 기초로 하여 초대형 집적회로 연구와 고속도반도체개발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2000년 과학기술발전목표」를 설정했다고 북한당국자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이번 북경방송에 의해 밝혀진 북한의 과학기술발전 3개년 계획의 성과는 북한의 여타 경제건설 실적발표와 마찬가지로 정확한 자료를 바탕으로 하지 않고 개략적으로 묘사된 데다 북한당국에 의해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이 아니라는 점등에서 그 의미가 제한적이다.
연세대 박규태 교수(전자공학)는 『북한이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로봇기술 자동제어기기·워드프로세서 등 전자자동화공업부문의 수준은 우리의 70년대 중반정도에 해당되는 기술이며 IC메모리도 킬로바이트 단계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국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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