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원짜리 운동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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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담동에서 열린 나이키 신상품 발표회에서 200만원짜리 운동화가 공개됐다. '에어포스 원'출시 25주년을 기념한 프리미엄급 운동화 '에어포스 원 럭스'였다. 이 신발은 이탈리아 장인의 수작업으로 총 3000족만 만들어져 전세계에 나눠 팔린다. 국내에선 흰색 아나콘다 가죽과 갈색 악어 가죽 제품 각 12족씩, 총 24족만 발매된다. 초고가임에도 오래 전 예약이 끝났다. 평균 경쟁률 2대 1. 일부는 색상별로 2족 이상씩 구매를 원하기도 했다. 금쪽 같은 운동화의 임자는 누굴까? 예약자에는 힙합 뮤지션들이 많았다.

지누션 멤버인 션은 아나콘다 가죽 신발에 당첨됐고, DJ DOC 이하늘은 당첨됐으나 불참했다. 신발수집 매니어들도 많았다. 이들은 한결같이 "나와 똑같은 운동화를 신은 사람이 국내에 23명 밖에 없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며 "한정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몇배로 뛰기 때문에 200만원이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발표장 한켠에선 형형색색의 신발 전시회가 열렸다. 수집가 두 명이 공개한 에어포스 원 소장품이다. 자기식대로 튜닝한 신발들도 눈에 띄었다. 에어포스 원은 원래 기능성 농구화지만 이젠 힙합 패션의 주요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나는 옷에 맞춰 신발을 신는 것이 아니라 신발에 맞춰 옷을 입는다." 운동화 매니어들의 '신(?)바람'이 거세게 불어왔다.

프리미엄 심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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