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대학생 '진짜자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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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교양과목 과제물로 유언장을 써낸 대학생이 실제로 투신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2일 오후 1시30분쯤 부산시내 모 대학에서 이 학교 吳모(20.물리치료1)씨가 도서관 5층 옥상에서 지상으로 뛰어내려 숨져 있는 것을 학생들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吳씨는 이날 오전 11시 교양필수 과목인 '문장과 표현'과제물인 유언장을 교수에게 제출한 뒤 도서관으로 이동해 2시간30분 뒤 투신한 것으로 밝혀졌다.

吳씨는 유서에서 "가정에서 받은 스트레스, 이제는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것 같다. 내가 죽으면 몸은 화장하고 남은 물건은 사회를 위해 써 달라"고 적었다.

吳씨 가족들과 친구들은 "吳씨가 평소 고된 자신의 삶을 힘들어 했다"고 말했다. 吳씨는 아버지가 실직한 뒤 여러가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자신의 등록금과 가족들의 생활비를 마련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처 관계자는 "'문장과 표현'과목의 강사가 학생들에게 인생을 스스로 되돌아보게 하고 미래를 가치있게 계획해 보라는 취지에서 '유언장 쓰기'라는 과제물을 내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찰은 吳씨가 유서를 작성하고 제출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처지를 비관,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吳씨가 뛰어내린 이 학교 도서관 옥상에는 吳씨의 가방과 점퍼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부산=김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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