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웰빙'옷 입고 인기상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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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가 최근 인기다. 원료를 고급화하고 주조 과정의 위생 관리를 개선해 '웰빙 주류'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막거리는 그동안 주류 시장에서 '서자'취급을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 해 하순께부터 프랜차이즈업계의 주도로 웰빙 막걸리가 나오면서 대접이 달라졌다. 웰빙막걸리를 취급하는 프랜차이즈업체가 생기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하순께부터. 대구에서 천불청송얼음골막걸리, 불로청송얼음골막걸리, 탁사발 등의 프랜차이즈 업체가 설립되더니 현재는 전국에 약 70여개 업체가 성업중이다. 이들은 또 각각 20 ̄350개의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다.

프랜차이즈업체의 웰빙막걸리가 사랑 받는 이유는 우선 원료가 싹 바뀌었기 때문이다. 또 주조 과정서 필요한 설비를 모두 위생적으로 개선한 것도 한 몫 했다. 프랜차이즈업체들은 막걸리 재료로 햇쌀을 주로 쓴다. 또 대부분의 막거리 업체가 오래되고 영세하다보니 주조 시설이 노후 됐었다. 그러나 이들은 새로운 설비를 들여 놓으며 주조과정의 위생관리까지 철저히 할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막걸리의 맛이 확 달라졌다. 먹고 나면 머리가 아픈 술이라던 오명도 벗을 수 있었다. 여기에 막걸리가 단백질과 비타민, 각종 아미노산이 풍부한 웰빙식품이란 홍보도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는 데 기여했다. 실제로 막걸리는 현대인의 적이라는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역할까지 한다.

하지만 웰빙막걸리의 인기가 얼마나 갈는지에 대해서는 업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유통과정에서 맥주처럼 늘 한결 같은 맛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 결정적인 문제로 꼽힌다. 현재 막걸리 유통은 2ℓ이하 플라스틱 용기로만 가능하다(국세청 고시 사항). 농촌 지역에서 유통되는 한 말 들이 플라스틱 통도 불법이다. 어떤 경우든 발효주인 막걸리를 유통하는 데는 적절치 못하다. 유통 과정에서 막거리는 발효가 계속 진행된다.

기온이 높은 여름철이면 더더욱 맛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진다. 여기에 서민들의 가벼운 호주머니 사정에 맞출 수 있는 저렴한 가격도 걸림돌이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저렴한 메뉴가 인기를 끄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롱런한 것은 몇개 안된다"는 지적이다(한국산업정보개발원 이형석 원장).웰빙 막걸리의 가격이 낮다보니 체인점의 이익도 그만큼 적을 수 밖에 없어 체인점 수가 늘어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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