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자발적 환경보호노력 절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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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두산전자 구미공장의 낙동강 페놀 오염사건, 원진레이온 근로자의 산업재해 사건, 인천·서울·울산 등 주요도시의 산업공해로 인한 대기오염 가중현상은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요즘 경각심과 함께 공해 대책을 바라는 한 목소리의 요인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시국사건과 관련, 공해·산업재해문제는 관심권 밖으로 밀려나는 듯 해 안타까운 심정이다. 사실 환경공해유발 기업 등은 그동안 거센 여론에 밀려 공해문제에 새로운 관심을 갖고 그 대책을 강구하는 듯 했으나「세월이 약」이라는 인식 때문인지 뒷전으로 밀려나 흐지부지 될 공산이 크다. 공해·산업재해문제는 국가와 기업이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해결해 가야할 과제다.
우리들 삶의 터전이요 후세들에게도 삶의 터전으로 영원히 물려주게 될 이 국토는 금수강산 그대로의 살기 좋은 환경으로 물려줘야 할 소명을 우리는 가지고 있다. 따라서 지난 얼마동안 국민여론의 쟁점으로 부각됐던 환경오염 문제가 일과성으로 끝나서는 안될 것이다.
어느 보도에 따르면 일본경단연은 지난 4월23일 11개 항목에 걸친「지구환경보전현장」을 채택, 산하 회원회사에 시달했다고 한다.
지구 온난화 현상과 폐기물 억제 등 지구환경 보전을 위해 기업이 취해야할 기본사항을 정한 이 헌장은 환경문제에 관한 기업경영방침의 확립, 환경담당자의 임명, 환경관련 사내규정의 마련, 제품의 연구단계에서부터 생산·유통단계에 이르기까지 환경에 대한 악영향 경감, 최저 연1회의 내부환경점검촉구 등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기업·경제단체에서도 자율적으로 환경보전을 위한 노력과 그 방법을 찾아 실행에 옮겨야할 시점이라고 본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경제단체들이 보여온 환경보전의 미온적 활동에서 탈피, 적극적 활동을 전개해야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경련은 올해 2회나 정부의 환경기준이 우리 실정에 맞지 않게 지나치다며 기준완화를 요청하는 등 미온적 태도를 보여오고 있다. 또 최근 공해문제가 발생하자 고작 산업환경위원회를 개최, 공해문제를 논의하는 선에서 그쳤다니 우리 기업의 환경보전 의지가 어느 정도인가를 생생히 알 수 있다.
따라서 환경공해문제가 지금보다 더 심각해지기 전에 우리기업 스스로가 환경대책마련에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전경련회원기업들은 우리 실정에 맞는 환경대책을 강구하고 국내기업들이 실천할 수 있는 헌장을 마련하는데 적극 호응할 것을 촉구한다.
이것만이 최근 발생한 낙동강 페놀 오염사건, 원진산업재해사건 등과 같은 환경공해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이라고 생각한다.【정순희<인천시 남구 주안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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