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상 최대 매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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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의 매출액을 올렸으나 영업이익은 2년 연속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이 58조9700억원으로, 최고 호황이던 2004년 기록을 넘어섰다고 12일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6조9300억원에 그쳐 12조원을 넘었던 2004년 이후 감소세가 이어졌다. 순이익은 해외법인의 실적이 호전된 데 힘입어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한 7조9300억원이었다.

지난해 환율과 주력 제품의 가격 하락이라는 악조건에도 사상 최대의 매출을 올린 것은 반도체 부문이 버팀목 역할을 충실히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부문은 처음으로 매출액이 통신 부문을 앞질렀다. 영업이익도 회사 전체가 거둔 이익의 72%를 넘는 5조300억원을 기록했다. D램 가격이 안정되면서 매출액 대비 이익률이 26%에 달한다. 다만 플래시메모리 가격이 예상보다 빨리 떨어진 탓에 영업이익이나 이익률은 2005년보다 낮아졌다. LCD는 매출액이 11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0% 이상 늘었다. 반면 통신 부문은 매출.이익 모두 2005년보다 줄었다. 연간 1억1800만 대를 판매해 당초 연간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달러 약세와 마케팅 비용 증가 때문에 영업이익률은 겨우 두 자릿수를 지켰다. 지난 연말부터 실적이 호전된 것은 긍정적이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5조6900억원으로 분기별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영업이익도 2조500억원을 기록해 4분기 만에 2조원 선을 넘었다. 반도체 부문의 이익이 3분기보다 30% 이상 늘었고 LCD도 연간 이익의 절반 가까이를 4분기에 올렸다.

삼성전자는 올해 설비에 8조1000억원, 연구개발(R&D)에 6조15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설비투자가 지난해(10조원)보다 줄었지만 미국반도체법인, S-LCD 등에 대한 투자분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9조7000억원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보다 8% 늘어난 63조6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주우식(IR팀장) 전무는 "D램 및 LCD 패널 수요 증가와 휴대전화의 영업이익률 상승 등을 감안하면 성수기에 들어서는 하반기부터 매출과 이익 모두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주가 안정을 위해 보통주 280만 주와 우선주 40만 주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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