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성은행-여성들의 사업 도와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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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은행신용대출의 높은 벽에 부닥쳐 많은 여성들이 사업을 시작·운영하는 과정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뉴욕에 본부를 둔 세계여성은행(WWB)은 기존은행의 냉대를 받고있는 여성사업가들에게 사업자금을 대주는 한편 경영실무까지 지도해 곳곳에서 성공사례를 낳고 있어 화제다.
「여성들도 남성과 동등한 조건하에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아래 세계여성은행이 설립된 것은 지난80년.
뉴욕 월가의 실력자인 마이클러 윌시 등이 모여 25만 달러의 기금과 록펠러 재단에서 기증한 사무실로 출발, 현재 세계 36개국에 1백40여개 지점을 갖춘 성장을 이룩했다.
대부분의 여성사업가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이 자금난이라고 판단, 이 은행은 설립이후 재정기반이 취약한 여성들에게 원료·시설 구입비 등을 적극 대출해주었다.
또 사업경력이 일천한 여성들에게 경영·마키팅·국제거래 등에 관한 폭넓은 실무지도까지 해 많은 여성사업가들을 성공으로 이끈 결과 대출금의 99%를 회수하는 평균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지난 10년간은 보다 많은 여성들이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는 세계여성은행 대표 낸시 배리는 『향후 10년간은 여성사업가들에 대한 투자자확보·시장개척 등에 힘쓰겠다』고 말한다.
세계여성은행의 도움으로 난관을 극복, 사업을 성공적으로 일으킨 여성사업가들의 수는 실로 부지기수.
한예로 남미 온두라스에 사는 마리아 세라도라는 여성의 경우 6년새 연간 순이익이 2천9백 달러에서 2만2천 달러로 크게 늘어났다.
그는 85년 친척에게서 장비를 빌려 제화업에 뛰어들었으나 수익의 대부분을 고리대금업자·중개상인들에게 빼앗기고 생계유지조차 힘든 상황에 있었다. 기존 은행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그에게 신용대출을 해줄리 만무했다.
그러나 세계여성은행의 온두라스지점은 그에게 기꺼이 원료·시설구입비를 대출해 주었고, 그는 연간매출액이 1만1천여 달러에서 8만7천여 달러로 뛰어오르는 급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다. 실리보다 인간애를 추구하는 정신, 장기적인 사업안목-이것이 세계여성은행을 성공으로 이끈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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