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구 챔프 꿈 물거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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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짱구」장정구(극동프러모션)의 시대는 끝이 났는가.
장은 18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벌어진 WBC 플라이급 타이틀전에서 챔피언인 태국의 무앙차이 키티카젬(22)을 변칙스타일로 요리, 세차례 다운을 뺏는 등 챔피언등극을 눈앞에 두었으나 12라운드에서 두차례 다운 끝에 22초를 남기고 TKO패, 눈물을 쏟았다.
이날 장은 체력에서 앞서고 정통파인 챔피언을 맞앞아 처음부터 노련미를 세운 변칙스타일로 나설 것이 예상됐었다.
무앙차이가 1차 계체에서 실패했다는 사실을 의식한 장은 1회부터 특유의 변칙스타일로 기선제압에 나섰다.
시종 치고 빠지며 급하면 껴안는 노련한 경기운영을 펼쳐 가는 장에게 챔피언인 무앙차이는 초반에는 당황하는 듯했으나 중반에 접어들면서 여유를 찾아 왼손 잽을 장의 안면에 적중시키며 확실히 점수를 보태나갔다.
레프트 혹 한방으로 두차례 다운을 뺏은 5회를 비롯해 4, 5, 6회는 완전히 장의 페이스.
그러나 7회 들면서 무앙차이의 스트레이트성 잽은 장을 괴롭혔고 둘다 커버를 무시한채 양훅 맞대결을 벌인 8회를 포함, 9회까지는 장의 열세였다.
10회를 소강상태로 넘긴 장은 11회 들어 다분히 행운성이 강한 왼손 혹 한방으로 무앙차이를 또 다시 캔버스에 누였으나 체력열세가 현저히 눈에 뜨일 정도로 껴안는 횟수가 많았다.
마침내 최종회인 12회 장은 왼손 잽에 이은 오른손스트레이트를 안면에 허용, 다운을 뺏겼고 비틀거리며 일어섰으나 또다시 원·투를 안면에 맞고 그로기상태에 빠져들어 토니 페레스(미국) 주심이 경기를 중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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