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목련장 수상 혜화여고 교도주임 정진애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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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대화의 결핍이 비행청소년을 만들지요. 권위를 앞세운 훈계보다 가슴을 열고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제10회 스승의 날인 15일 국민훈장목련장을 받는 상담전문 정진애교사(56·서울 혜화여고 교도주임) 의 평범한 청소년비행 예방론이다.
정교사는 33년의 교직생활 중 23년동안 학생들의 상담을 맡아온「고민해결사」. 이화여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59년 경기도 곤지암중학교 국어교사로 교단에 첫발을 내디뎌 능곡중·의정부종합고·성신여대부속여고·금옥여고를 거쳐 86년부터 혜화여고에 재직중이다.
정교사가 상담전문교사가 된 것은 68년 성신여대부속여고 교도주임을 맡고 가정「형편상 대학진학을 못하는 학생들에게 취업을 알선, 그동안 3백명을 취업시키기도 했다.
인문계 고교 교사인 만큼 취업지도에 어려움이 많았으나 면접 시험 때 함께 가는 극성으로 이를 극복했다고.
최근 조그마한 회사에 취직한 학생이 첫 봉급으로 점퍼를 선물,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그러나 정교사가 모범스승으로 훈장을 받게된 것은 단순히 상담·취업지도· 탈선예방 때문만은 아니다. 『훌륭한 어머니이자 어진 아내로서 젊은 여성들의 귀감』이라는 혜화여고 김용완 교장(60)의 설명이다.
정교사의 남편은 74년2월 과로로 쓰러져 현재까지 보훈병원에 누워있다.
전신마비에 의식조차 분명치 않은 남편의 병구완을 하면서도 전혀 내색하지 않아 주위에서는 이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을 정도로 심지가 깊다.
『학생들과 동고동락하며 청춘을 보낸것 뿐인데 훈장은 너무 과분하다』는 정교사는 『청소년 선도엔 대화가 최선』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두 아들을 모두 결혼시킨 뒤 인천시 간석2동 13평 아파트에서 회사에 다니는 장남부부와 함께 살고 있다. <박종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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