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군 장례 노상공방/경찰 원천봉쇄 재야 운구강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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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전국서 98개대 4만여명 집회/시청앞 노제차단… 곳곳서 시위/야당의원도 장례식 참여 장외투쟁 시작
지난달 26일 시위중 사망해 잇따른 분신·투신을 불러일으키며 전국을 시위의 소용돌이속에 몰아넣었던 명지대생 강경대군의 장례식이 14일 서울에서 열린 것과 맞춰 이날 광주·부산·대구·마산 등 전국 13개 주요도시에서는 6만여명(경찰 추산)이 일제히 추모국민대회를 가졌으며 전국 98개대생 4만여명은 대학별로 출정식을 갖고 시위를 벌였다.
강군 장례식은 오전 9시 서울 명지대에서 거행됐으며 이어 신촌로터리(오전 11시)·서울시청앞 광장(낮 12시30분)·전남도청앞 광장(오후 8시)에서 각각 노제를 지낸 뒤 오후 10시쯤 광주 망월동 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나 경찰은 신촌로터리 노제만 허용하고 나머지 두곳의 노제는 원천봉쇄한다는 강경한 방침으로 나와 곳곳에서 충돌이 빚어졌다.
경찰은 이날 지방에 있는 병력의 지원을 받아 신촌로터리에 90개 중대를 비롯,서울에 2백43개 중대 등 전국에 3백80개 중대 4만5천여명의 경찰력을 곳곳에 배치해 시위대의 도심진입을 막았으며 파출소·민자당사 등 피습가능성이 큰 공공건물에 대한 경비를 강화했다.
전대협소속 대학생 1천여명은 이날 강군의 장례행사를 마치고 오후 5시부터 명동성당으로 들어가 현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며 무기한 농성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강군 사망을 둘러싼 대정부 투쟁이 장례식후에도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대중 신민당 총재와 이기택 민주당 총재 등 야당지도부와 소속의원·당직자들도 장례식에 직접 참여,야권의 본격적인 장외투쟁을 시작했다.
김총재는 노내각 사퇴등을 관철시키기 위한 대여 공세의 일환으로 강군 장례식과 신촌로터리에서 열린 노제에 소속의원과 중앙당 서울지부 당직자등 3백여명과 함께 참석했다.
신민당은 이날 장례식에 조화와 만장·차량도 지원했다.<관계기사 3,5,23면>
민주당도 이기택 총재를 비롯,소속의원·당직자·지구당 위원장 등 2백여명이 장례식에 참석한 뒤 시청앞까지 평화적 가두시위에 참여했으며 민중당은 김낙중 대표위원과 당직자 등 2백여명이 참석했다.
장석화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발표,『강군의 장례일을 맞아 전국민과 더불어 깊은 애도의 심정을 표한다』고 밝히고 『정부는 시청앞 노제불허등 장례 방해책동을 즉각 중지하라』고 요구했다.
박희태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장례식에 참여하는 개인·단체는 오직 고인의 넋을 위로하는 정성을 기울여야지 이를 빌미로 사회불안을 조성하고 혼란을 일삼는 계기로 삼아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대변인은 또 『강군 장례가 장례식답게 조의를 표하는 장소가 되고 무사히 끝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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