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한인기업을 한국 증시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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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정부가 카자흐스탄의 대표적인 구리 광산업체인 카작무스의 국내 증시 상장을 추진한다.

재정경제부는 최근 동북아 금융 허브 육성을 위해 외국계 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을 늘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보고 해외 한인기업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유치활동에 나서고 있다. 재경부는 특히 외국계 기업보다 한인 기업들이 본국으로 다시 돌아올 경우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고 보고 해외 각지에서 성공한 한인 기업들을 대상으로 국내 증시 상장과 직접투자 유치 활동을 적극 벌이기로 했다. 연내에 중국.베트남 등의 해외 한인 기업들에 투자유치단을 보내 국내 경제자유구역 등으로의 'U턴' 투자를 권유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세계 10위의 구리 채광.제련업체로 급성장한 카자흐스탄의 카작무스를 1차 유치 대상으로 선정하고 지난달 금융허브협력과장과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들을 현지로 보내 협의를 벌였다.

재경부는 현재 카작무스가 국내 증시 상장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이르면 연내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작무스는 한인동포인 차용규(50)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기업으로 2005년 영국 런던 증시에 상장돼 현재 시가총액이 100억 달러로 커진 우량기업이다. 또 카자흐스탄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기업이다. 1995년부터 5년간 삼성물산이 카작무스를 위탁경영한 적이 있으며 삼성은 이후 카자흐스탄 정부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지분율 45%)가 되기도 했다. 삼성은 그러나 2004년 영국계 사모펀드 헤르메스가 삼성물산 인수를 시도할 때 자금 확보를 위해 카작무스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당시 삼성물산 현지 지점장이던 차씨는 현지에 그대로 눌러앉아 카작무스의 경영을 맡게 됐고, 때마침 구리 값이 크게 뛰면서 회사가 커져 현재 억만장자 대열에 올라섰다.

차 대표는 카작무스의 지분 15.6%(15억 달러 상당)를 보유해 지난해 영국 선데이타임스가 선정한 영국 내 부자 순위에서 영국 여왕(192위)을 제치고 68위로 올랐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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