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부동산투자 年25% 대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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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때 서울 강남의 사무실용 빌딩과 상가의 가격은 평당 7백90만원대였다. 요즘 시세보다 평당 2백만~5백만원이나 쌌다. 당시 매물로 나온 이 부동산들은 대부분 외국인의 손에 들어갔다.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국내 부동산 시장을 개방한 결과였다. 시세보다 수백만원이나 싼 부동산을 구입한 외국인들은 그 후 부동산 값이 오르면서 연평균 25%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경제부 정태식(55)사무관은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에 제출한 석사학위 논문인 '외국인들의 국내 부동산 투자활동에 관한 연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후 외국인들은 5년간 토지 18조3천억원어치와 건물 3조원어치를 구입했다. 그러나 이 중 6조4천억원만 외국 자본이고 나머지 14조9천억원은 국내에서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들은 부동산 매입가의 30% 정도만 갖고 들어온 것이다.

정사무관은 논문에서 "모건스탠리는 극동건설로부터 연면적 1만5천8백평의 종로 은석빌딩을 7백15억원에 매입한 뒤 임대 등을 통해 연 18%의 수익률을 올렸고, 골드먼삭스는 여의도 대우증권빌딩을 4백76억원에 사들여 연 18.83%의 수익률을 실현했다"고 밝혔다.

외국인들이 부동산을 되팔거나 임대 등을 통해 얻은 수익은 연 12.5~18.8%로 파악됐다. 그러나 이들이 실제 들여온 자금은 30%에 불과하고 나머지 70%를 한국에서 조달한 것을 감안하면 실제 수익률은 연 25%로 올라간다고 이 논문은 분석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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