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를 읽고] 이라크 전투병 파병 논란 미국에 분명한 입장 밝혀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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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이라크 파병에 대해 미국과 우리나라의 입장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12일자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의 발언이 그런 상황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이라크의 위험상태가 커지자 우리는 가급적 전투병의 파병을 피하려는 것 같다. 그러나 과거 우리나라가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수많은 미국의 젊은이가 이 땅에서 피를 흘렸다. 그런 과거를 생각한다면 우리가 전투병 파견을 거부하기 위해서는 마땅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 우리를 도와주었던 나라의 어려움을 눈앞에 두고 수수방관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옳지 못하다. 우리 젊은이들의 생명이 아깝다면 그들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명분도 없이 전투병의 파병을 거부한다면 훗날 우리나라가 위험에 처했을 때 우리 스스로의 힘만으로 나라를 지켜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동반자적 입장에서 전투병을 파병하든가, 아니면 현재 미국이 처한 어려움은 미국 스스로 자처한 침략전쟁에 기인한 것이기에 전투병을 파병할 수 없다는 분명한 입장을 취하는 것이 옳다.

박흥석.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