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계 소득 7% 증가 한다지만 … 이자부담에 소비 안 늘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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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올해 가계소득 증가율이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상당수 가계가 빚 부담에 시달리기 때문에 올해 소비 증가율은 지난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재정경제부는 8일 기업의 수익성 개선, 시중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소득 증가, 배당소득의 추세적인 증가 등을 감안할 때 올해 국민계정상 가계소득은 지난해보다 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1997년의 7.1% 이후 가장 높은 가계소득 증가율이다.

재경부는 가계소득의 75% 정도를 차지하는 임금소득의 경우 기업의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유가.환율 등의 여건이 크게 나빠지지 않는 한 지난해보다 7.5%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임금소득 증가율은 2004년(7.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 가계의 순재산소득은 이자.배당소득의 증가에 따라 지난해(8%)와 같은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자영업자의 소득증가율은 지난해(4%)와 같은 수준에 머물러 올해도 자영업자들의 지갑은 그다지 두꺼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재경부는 이처럼 높은 가계소득 증가율에도 불구하고 올해 소비 증가율은 지난해(4.2%)보다 낮은 3.9%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담보대출 등으로 인해 560조원으로 불어난 가계부채 때문에 가계가 지갑을 열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재경부 이찬우 경제분석과장은 "지난 2년간 소득보다 소비 증가율이 더 높았고 부족한 부분은 차입을 통해 조달되면서 가계 빚이 늘고 소비 여력은 떨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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