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지지도 낮다고 공권력 매도해선 곤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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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중앙일보 4월30일자 (일부지방 5월1일) 5면 중앙칼럼에 실은 유승삼 논설위원의 글은 우리의 현실을 잘못 인식하고 쓴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결과만 놓고 보면 강군의 죽음도 학생 데모에서 빚어진 참사다. 그러나 학생 데모도 시대에 따라 그 성격을 달리한다.
과거 독재 정권 아래서의 학생 운동은 민주화를 위한 투쟁이었다. 그래서 그 과정에서 회생된 젊은이들을 「열사」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점점 민주화되면서 학생 시위도 정치 문제·이념 문제에서 순수한 학내 문제로 바뀌어왔다. 강군이 참변을 당한 명지대 학생 데모도 따지고 보면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한 학내 문제 투쟁에서 발단되었다. 그런데 이를 과거 민주화 투쟁과 동일 선상에 놓고 정권과 연계, 정치 문제로까지 비화시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현 정권이 지지도가 낮다는 이유를 들어 공권력을 비난한 것은 논리가 서지 않는다. 지지도가 높건 낮건 정통성을 갖고 탄생한 정권은 국가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공권력을 바로 세워야 한다. 지지도가 낮은 정권은 법과 질서도 바로잡지 말아야 한다는 말인가. 오히려 더 엄하게 법질서를 세워 나가야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럴 때일수록 기성 세대는 냉정을 되찾고 젊은이들을 자극하는 언동을 자제하여 더 이상의 희생을 막아야할 것이다. 권종욱 <서울 노원구 상계동 주공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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