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대한 외경심 일깨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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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한국 예총 제주 지회장 신상범씨(55·중앙일보 사회 부장 대우)가 제주도의「오름」만을 주제로 한 이색 사진전『오름 들의 고향』(4∼31일 서울 신사동 돌섬사랑·540-0040)을 열어 관심을 끌고 있다.
오름은 한라산의 기생 화산인 3백60여 개의 산봉우리를 지칭하는 제주도 방언이다.
신씨는 86년 제1회 작품전 이후 오름을 대상으로 한「제주도의 이야기」를 필름에 담아 왔다.
『이번 전시회는 앞으로 나의 오름에 대한 애착과 작업에 채찍질을 가하기 위해 마련했습니다. 오름 앞에 설 때마다 오름은 일생 찍어도 다하지 못할 것이란 생각이 들곤 합니다.』
작년12월 지방 예술인으로는 처음으로 한국 예총이 선정한 90년도 예술 문화 대상을 수상하기도 한 그는 이번 사진전에서 인간과의 관계를 철저히 배제했다.
신씨는 그 이유를『원초적인 땀과 하늘의 모습을 물질문명에 찌든 인간에게 보여줌으로써 자연에 대한 외경심을 일깨워 주자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65년 중앙일보에 입사, 줄곧 제주에서 취재 활동을 해 온 신씨는 제주 카메라 클럽 회장·제주도 문화재 전문위원·자연 보전 협회 제주 지부장 등을 맡아 신문 기자직 외에 제주도의 문화재·환경 보호를 위해 많은 활동을 해봤다.
땅·하늘, 그리고 오름의 오묘한 조화와 자연이 이룬 극치의 미를 영상에 담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번 사진전에서 신씨는 출품작 35점 모두 35mm필름만을 썼고 90×60cm규격의 흑백사진을 전시할 예정이다. <정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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