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걸프전 정책결정때 파월 합참의장 무시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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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봅 우드워드기자 「지휘관들」서 주장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지난번 걸프전쟁당시 콜린 파월 합참의장과 사전 협의없이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은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파월 의장이 주요 정책결정에서 제외된 채 부시가 독단적으로 행동했다고 미 워싱턴 포스트지의 봅 우드워드기자가 그의 저서 『지휘관들』에서 주장했다.
미 워터게이트 사건 추적보도로 유명했던 우드워드기자는 3일 발간된 그의 저서에서 파월합참 의장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이후 전쟁을 피하기 위해 이라크에 대해 외교적 봉쇄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고 말하고 파월의장은 특히 이라크를 굴복시키기 위해 경제·군사적 압력을 통한 봉쇄를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 책은 부시 대통령이 지난해 8월5일 대 이라크 응징연설에 앞서 한차례의 국가안보회의(NSC)나 논의조차 갖지 않았다고 밝히고 파월 의장은 일부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자리에 자신이 빠져버린데 당황하고 걱정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 책은 또 부시 대통령이 지난해 10월말 사우디아라비아 주둔 미군병력을 두배로 늘리기로 결정하기 앞서 파월 의장은 리처드 체니 국방장관,브렌트 스코크로프트 백악관 안보담당보좌관,제임스 베이커 국무장관과 함께 봉쇄조치를 옹호한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파월은 최종적으로 부시 대통령에게 이 문제를 제기,『봉쇄조치는 시간이 필요하며 아마도 1,2년이 걸릴지 모르나 그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으나 부시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그같은 전략을 지켜볼만큼 시간이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답변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또 부시 대통령이 지난해 8월2일 미 중앙정보국(CIA)에 이라크 정부를 혼란시키기 위한 비밀작전을 수립하라는 지시를 내렸으며,1주일 후 CIA가 외국지도자에 대한 암살금지조치를 위반하지 말고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축출시키기 위한 비밀작전을 수행토록 허용하는 1급기밀 조사보고서에 서명했다고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2일 우드워드의 폭로성 저서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이것은 조작된 인용과 부정확 투성이의 책』이라고 비난했다.<워싱턴 ap·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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