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로 조작한 MBC '생방송 아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MBC 시사교양국의 외주 프로그램인 '생방송 오늘 아침'에 소개된 실제 사례가 연출로 제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의 방송은 지난해 11월 27일 방영된 '남자의 눈물'이라는 시리즈. 한 실직 가장이 생계를 책임지지 못한다는 자책감 때문에 가족들의 눈치를 보는 상황을 다뤘다. 실직 가장은 아이들이 커 가면서 들어가는 돈이 많다 보니 아내의 불만이 커지고 상처 주는 말도 오가며 자살 충동까지 느낀다는 이야기를 고백했다. 얼굴은 모자이크, 음성은 변조처리돼 방영됐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부부는 같은 날 KBS2-TV의 '윤종신의 소문난 저녁'에도 출연해 실직 가장과는 전혀 다른 내용인 부부 공동명의라는 주제의 실험 카메라에 등장했다. 이를 본 시청자들이 "동일 인물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생방송 오늘 아침'의 연출 논란이 불거졌다. 이 프로그램을 제작한 외주제작사 P사의 책임자인 김모씨는 "해당 부부에게서 과거의 실직 경험 이야기를 듣고 마치 현재의 일인 양 연출한 잘못을 인정한다"며 "그러나 출연자는 실제 부부이며 전문 재연배우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MBC는 연출 사실을 알자마자 해당 제작사에 제작정지 3주 조치를 취했고, 제작사는 당시 섭외와 연출을 맡았던 작가와 PD를 해고했다.

홍수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