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 '흉년' 속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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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국내 최대 황태덕장인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 주민들은 요즘 속이 타들어간다. 예년 같으면 지금쯤 덕에 명태 걸기가 한창이어야 하지만 올 겨울은 지난해 연말 반짝 추위가 한두 차례 있었을 뿐 봄같이 포근한 날이 계속돼 작업을 못하기 때문이다.

용대리는 전체 146가구 주민의 90%가 황태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이 마을에서 연간 생산하는 황태는 국내 생산량의 70%인 1600만~2000만 마리. 예년 이맘때면 전체 물량 가운데 40% 정도의 명태를 덕에 걸었지만 올해는 5%만 걸었을 뿐 상당수 텅 비었다. 1월 말까지 명태를 덕에 걸어야 눈을 맞고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명품 황태를 만들 수 있지만, 날씨가 계속 따뜻하면 계획 물량을 생산하지 못하고 상품성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006년 12월에는 서울 지역의 최저기온이 평년(1971~2000년의 평균)보다 높은 날이 모두 21일이었다.

인제=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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