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비 의전 맡은 타셰프 부의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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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제주 1박 어쩔 수 없는 인간적 결정”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제주체류결정은 일본에서의 일정이 늦어져 어쩔 수 없던 것이며 그래서 이해를 구했던 것이다.』
소련 선발대 의전팀장으로 제주에 와 이병기 청와대 의전수석과 회담장소·숙소·회담일정을 협의한 뒤 제주에서 1박할 것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진 드미트리 타셰프 대통령 부의전장(41)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제주체류를 「아주 인간적인 결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제주도착과 회담준비작업으로 분주한 그와 만나 이번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당초일정을 변경해 1박 하게된 배경을 알아봤다.
­일정이 바뀐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그런 것은 없다. 그저 일본에서의 스케줄이 연장돼 그후의 일정이 순차적으로 늦어졌다. 그래서 하룻밤 머물수 있는지를 우리측이 요청했다.』
­갑작스레 행사일정등을 바꾸는 일이 자주 있는가.
『그렇지는 않지만 때때로 있는게 사실이다. 이번 일은 지극히 인간적인 결정이다. 다시 한번 말하는데 일본일정이 지연돼 불가피했던 일이다.』
­사실 우리국민들중에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급작스런 방한통보와 짧은 체한,그리고 수시로 바뀌는 일정에 대해 불쾌해하는 사람도 적지않다. 「자유분방」한 탈격식의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스타일이 상대방의 자존심을 손상케 할 수도 있는데.
『왜 비판적으로만 보는가. 다시 말하지만 인간적인 결정이다. 내가 당신에게 얘기하고 양해를 구하듯 사정이 생겨 어쩔 수 없었다.』
­국내에서도 일정을 급작히 바꾸는 일이 많은가.
『국내에서였다면 이런게 문제가 되고 얘기되지 않았을 것이다. 가끔 이런 일이 생긴다.』
­우리측 권유에 따라 당신이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체류를 진언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경위와 결정통보과정 등을 설명해달라.
『한국측과의 협의단계를 다 알 것이다. 다만 종합보고를 올린 다음날(19일) 오전 3시에 결정사실을 통보받고 나도 무척 당황했었다. 그러나 곧바로 한국관계자에게 연락,양해를 구했던 것이다.』
­제주회담에 대한 소감은.
『한국측의 완벽한 의전·경호태세,그리고 시설 등은 만족스러웠다. 제주가 한국의 크림반도(소련최고의 휴양지)라고 들었는데 정말 아름답다. 우리 대통령도 그렇게 느낄 것으로 믿는다.』<제주=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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