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최초 X­마스실 발행 셔우드 홀 박사/유골 양화진에 묻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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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5일 가서 별세… 향년 98세/내일 결핵협회장으로 안장
59년전 우리나라 최초의 크리스마스실을 발행한 셔우드 홀 박사가 지난 5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9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캐나다 선교의사 부모 아래 1893년 11월10일 서울에서 태어나 성장한 셔우드 홀 박사는 한국에서 출생한 최초의 서양인이기도 하다.
소년시절 그는 수많은 한국인 친구들이 결핵으로 죽어가는 것을 보고 의사가 되기로 결심,캐나다 토론토대 의과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한뒤 한국에 돌아와 28년 황해도 해주에 결핵요양원을 설립했다.
셔우드 홀 박사는 우리나라 근대적 요양원인 이 결핵요양원을 중심으로 진료와 함께 결핵지식보급 및 의료보조요원 양성에도 힘썼으며 32년 늦가을 결핵사업기금 모금을 위해 남대문 그림을 도안한 우리나라 최초의 크리스마스실을 발행했다.
첫번째 발행된 이 실은 장당 1전씩 모두 3만5천장이 판매돼 3백50원의 기금이 마련됐으며 셔우드 홀박사는 그후 9차례에 걸쳐 이같은 실 발행을 계속해오다 40년 일제에 의해 강제추방당하고 말았다.
추방당한 그는 한국과 처지가 비슷했던 인도로 가 그곳에서도 크리스마스실을 발행하고 요양원을 설립,결핵퇴치에 힘쓰다 64년 은퇴해 모국으로 돌아갔다.
셔우드 홀 박사는 그후 자신이 한국에서 만든 크리스마스실을 72년 12월 리치먼드시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기증했으며 이 때문에 크리스마스실 박사로 불리고 있다.
유해는 15일 오후 4시50분 김포공항에 도착,대한 결핵협회장으로 치러지며 17일 오전 10시 서울 합정동 외국인 연합교회에서 영결식을 가진뒤 평소 유언에 따라 부모와 누이동생이 묻혀있는 양화진 외국인묘지에 안장된다.<신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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