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림상사(중가상품 히트 전략:4)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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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2만원대 「미스미스터」 구두/유통비용·마진 낮춰
「2만원대 구두」로 제화업계에 「가격바람」을 일으킨 경림상사는 유통개선과 철저한 박리다매전략으로 성공한 케이스다.
제화업계에서 일하던 10여명이 떨어져 나와 시작한 이 회사는 유명메이커 구두값이 너무 비싸며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크다는데서 사업아이디어를 얻었다.
88년 회사설립과 함께 25∼35세의 젊은 직장인 남녀와 대학생들을 상대로 시장조사를 한 결과 소비자들이 원하는 가격대는 2만5천원.
그러나 당시 유명메이커 구두가격은 5만∼6만원을 넘고 있었다.
경림은 자사제품의 중심가격대를 일단 2만7천∼2만9천원에 맞췄다.
상표는 누구나 쉽게 기억할 수 있는 「미스미스터」­.
그리고 판매망을 대리점조직으로 하여 지방 소도시까지 곳곳에 열었다(90년 현재 2백69개소·업계최다).
구두를 반값에 팔고도 승산이 있다고 본데는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기존메이커들의 판매방식이 거의 할인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
평균해서 현금판매가 20%라면 상표권(구두티킷) 판매가 80%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 상표권은 중간유통단계에서 25∼27%씩 할인거래되고 있는 실정.
또 판매가에서 제조원가말고 다른 일반관리비·마진폭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사실 구두를 만드는데는 큰 차이가 나기 힘듭니다. 같은 소가죽제품을 기준할 때 우리 회사와 유명메이커간의 제조원가 차이래야 우리가 3천5백원정도 덜 드는 수준이지요. 결국 점포유지비·광고비 등 유통비용과 회사마진을 낮출 수 밖에 없었지요.』(동사 한석주 실장)
구두 한켤레를 판매했을때 이 회사가 취하는 마진폭은 기존메이커들의 거의 3분의 1수준인 11∼12%.
그러나 경림의 이 저가전략은 적중돼 88년 첫해 28억원이던 매출액이 이듬해 10배가 넘는 3백30억원이 됐고 올해는 8백67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박신옥기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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