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이적료 수입만 21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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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구단은 올해 선수 이적료로 정확히 21억원을 벌었다.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육박한다.

인천은 '선수 마케팅'에 일찍부터 눈을 떴다. 가능성 있는 선수를 발굴해 싼값에 데려온 뒤 키워서 팀에 활용하고, 비싼 값에 이적시키는 경영 전략이다.

최근의 성공 사례는 최효진(23)이다. 인천은 아주대 3학년이던 최효진을 지난해 초 영입했다. 평범한 대학선수였기에 계약금도 없었다. 장외룡 감독의 세심한 조련 덕에 최효진은 기량이 쑥쑥 자랐고, 팀의 주전 미드필더로 자리 잡았다. 최효진은 지난해 팀의 정규 리그 준우승, 올해 축구협회(FA)컵 4강 진출에 큰 역할을 했다.

올 시즌이 끝나자 빠르고 기술 좋은 측면 미드필더를 찾는 포항 스틸러스가 최효진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인천은 12월 초 이적료 7억원을 받고 그를 보내줬다. 지난해 최효진의 연봉은 5000만원, 올해는 9000만원이었다. 최효진에 2년간 1억4000만원을 투자한 인천 구단은 좋은 성적으로 '본전'을 충분히 뽑은 뒤 7억원을 또 벌었다.

올해 초 수원 삼성으로 이적한 이정수(26)도 '대박'이었다. 인천은 안양 LG(현 FC 서울)에서 공격수와 수비수를 왔다갔다하던 이정수를 이적료 2억5000만원에 데려왔다. 지난해 이정수는 수비수로 자리를 잡았고, 국가대표에도 뽑혔다. 이정수의 이적료는 9억원이었다. 인천은 외국인 선수 활용에도 '모범 답안'을 제시했다. 라돈치치(23.세르비아 몬테네그로)를 2004년 90만 달러(당시 약 10억원)에 영입해 주전 스트라이커로 활용했다. 국내 구단과 일본에서 라돈치치를 달라는 제안이 있다. 현재 몸값은 최소 200만 달러(약 18억5000만 원)다.

인천 김석현 부단장은 "우리 팀에 소위 '스타'는 없다. 하지만 모든 선수가 '여기서 열심히 하면 좋은 조건으로 다른 팀에 갈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구단과 선수가 '윈-윈'하는 길을 우리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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