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음악 진수 보여주겠다|베를린 심퍼니 수석지휘자-클라우스 페터 플로르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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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독일이 통일되기 전에는 올 수 없던 한국에서 베를린심퍼니오키스트라가 통독이후 첫 해의 연주를 갖게돼 정말 기쁘고 감격스럽습니다.』
11,12일 오후7시 세종문화회관 대강당 무대에 오르는 베를린심퍼니오키스트라의 지휘자 겸 음악총감독 클라우스 페터 플로르씨(38)는 한국 청중과의 만남에 기대가 크다.
중앙일보사 초청으로 1백5명의 단원을 이끌고 9일 서울에 온 이 「젊은 거장」은 『지금까지 한국청중들은 주로 베를린필을 통해 독일음악을 알아왔겠지만 사실상 장벽을 허물고 하나가 된 베를린에만도 12개나 되는 교향악단이 활동하고 있다』면서 『카를 뵘이나 잔데를링크 등 훌륭한 대선배들이 쌓아온 독일의 음악적 전통을 나도 베를린심퍼니를 통해 널리 소개하고싶다』고 덧붙였다. 또 『구동독지역 교향악단 연주자들의 경제적 보수는구서독 교향악단에 비해 3분의1정도밖에 안되는데도 베를린심퍼니 단원들은 파격적 보수로 유혹하는 서독지역 교향악단들을 외면한 채 2차 세계대전 직후부터 함께 만들어온 음악세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고 자랑.
흔히 「동독음악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베를린심퍼니를 서베를린을 대표해온 베를린필과 비교하는데 대해 그는 『악기하나를 구입하는데도 큰 어려움을 겪어야하는 악조건에서 베를린심퍼니가 불과 반세기도 안되는 사이에 세계적 교향악단으로 자리잡은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 이라고 말했다.
1세기가 넘는 오랜 역사속에서 온갖 지원과 혜택을 누리며 세계적 명성을 쌓은 베를린필과 나란히 설수 있기까지 베를린심퍼니 단원들이 쏟은 애정과 노력은 아무리 높이 평가해도 좋을 정도라는 얘기다.
지난해 6월 화폐개혁으로 연주회 입장료가 별안간 2배로 오른 셈인데도 입장권이 번번이 매진될 정도로 베를린심퍼니의 인기가 여전하다고 자랑하는 플로르씨는 『독일통일 이후 연주활동이 한결 자유로워진 베를린심퍼니의 진면목을 보여주겠다』고 다짐.
거장 쿠르트 마주어를 잇는 새세대 지휘자로 손꼽히는 플로르씨는 와이만음대·멘델스존음대를 졸업한뒤 게반트하우스 관현악단을 지휘했으며 84년부터 베를린심퍼니 수석지휘를 맡고있다.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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